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2만4천석 규모의 전용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전광판과 지붕 등의 축소를 계획하면서 명품구장이 차질을 빚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야구장 증설은 바람직하지만 규모나 외관으로 명품구장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야구장 건설에서 꼭 살펴야 할 구성요소를 열거하자면 첫 번째가 그라운드의 표면이다.
그라운드 표면은 천연잔디 구장, 아니면 인조잔디 구장이겠지만 각기 장'단점이 있어 어느 걸 선택하든 추후 관리가 중요하다. 필드의 표면만큼 경기내용을 바꿔 놓는 요소는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가 얼마나 기상상태를 고려하느냐는 것이다. 야수가 햇빛이나 비, 바람 때문에 수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돔 형태의 지붕이 있다면 최적이다. 그러나 비용 등의 문제로 돔 형태로 지을 수 없다면 야구장 상층의 공기층이 일정하게 안정되도록 지붕의 면적을 고려해야 한다.
야간경기가 주로 열리기 때문에 햇빛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지붕의 면적을 줄여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강도, 추위와 열기, 습도와 밀도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구 통계 전문가에 의하면 기압상태만 타구의 거리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바람의 방향과 강도, 밀도, 습도 등이 투구와 타구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가 구장의 모양이다. 구장마다 똑같은 크기와 구조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지 않으므로 연고 구단의 특징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 투수력과 타력을 고려하여 펜스의 거리가 달라질 수 있으며 좌우 펜스의 모양이 반드시 대칭이 아니라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들은 타구의 방향을 자신의 생각대로 만들 수 있어 좌측의 펜스가 길다면 상황에 따라 투구의 구질과 코스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가 파울지역에 대한 고려인데 이는 선수기록이나 경기내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용야구장이라면 가급적 파울 공간을 축소해 아웃의 변수를 줄이면서 관중석을 그라운드와 더 가깝게 만들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가 햇빛이나 전광판에 의한 시야의 방해를 고려하는 것이다. 규칙집에 의하면 '홈플레이트에서 투수판을 지나 2루로 연결하는 방향이 동북쪽이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쓰여 있다. 이 방향으로 야구장이 설계되면 투수나 타자에게 햇살이 눈부실 확률이 가장 낮아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장의 방향에 따라 햇빛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때때로 지붕이나 건축물에 의해 포수에서 투수에 걸쳐 구장에 드리워진 그림자나 센터 쪽에 흰옷을 입은 단체 관람객이 다니면 타자에게 시야를 방해하게 된다.
야구장을 설계하는 것은 복합적이며 야구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담고 있어야 한다. 명품야구장은 관중의 입장이 아니라 선수 입장에서 만들어져야 명경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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