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디지털TV 수명 3년?…"패널 교체 비용 80만원"

'무상' 기간 끝나면 수리비 폭탄…"거의 새로 사는 돈" 고객 원

주부 김모(34'여'대구 달성군 다사읍) 씨는 최근 3년 전 혼수로 장만한 LCD TV에 파란색 가로줄이 생겨 서비스센터에 연락했다.

수리 기사는 "이용자의 잘못이나 수명이 다해 장애가 생긴 것이 아니라 LCD TV에서 생기는 원천적인 기기 결함"이면서 "무상수리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수리비 28만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10년 정도 사용하려고 비싼 TV를 샀는데 3년도 안 돼 핵심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니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인터넷상에도 'LCD TV 수명은 3~5년에 불과하다' '3, 4년 된 TV의 패널 교체 비용이 30만~80만원으로 너무 비싸다' '패널 교체를 하기보다 차라리 새로 사는 것이 경제적이다'는 등 디지털 TV에 대한 불만의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일부 디지털 TV가 고장이 잦은 데다 수리비가 비싸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TV에 대한 소비자 피해 구제 건수는 99건으로 이 중 LCD TV와 PDP TV 관련 민원은 38건이었다. 유형별로는 '화면'품질 불량', '과도한 수리비', '무상수리 기간 경과 후 하자 발생' 등이었다.

상당수 가정은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6개월 정도 앞두고 LCD'PDP'LED TV 등 디지털 TV를 구입하고 있지만 아날로그 TV에 비해 짧은 수명에 불만이 비등하고 있다.

최은혜(30'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집에 있는 아날로그 TV는 18년이 넘도록 큰 고장 없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4년 전 200만원에 산 LCD TV는 최근 고장이 났는데 부품 교체비만 50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안창우(36'대구 북구 대현동) 씨는 "구입한지 3, 4년 된 LCD TV의 수리비가 40만원이었다"면서 "TV가격이 내려 돈을 조금만 더 보태면 새 제품을 살 수 있는데 굳이 수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지털 TV는 복잡한 회로와 정교한 부품으로 만들어져 패널이나 메인보드에 이상이 생기면 고가의 수리비가 나온다. 무상수리 기간은 핵심부품인 패널과 일반 부품의 경우 각각 2년, 1년이지만 무상수리기간이 지난 뒤 고장 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짧은 무상수리기간 때문에 소비자가 수리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사용 연수에 따라 비율을 달리해 수리비를 받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측도 "LCD TV의 수명을 7년 정도로 보고 있지만 아날로그 TV에 비해 기능이 많고 내부 회로가 복잡해서 고장이나 부품 교체 사유가 생기면 수리비가 많이 든다"고 했다. 이어 "무상수리 기간을 한없이 늘릴 수는 없기 때문에 부품 교체 등 짧아진 디지털 기기의 교체 주기에 대해 소비자에게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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