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체질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암초를 만났다.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이 인터넷 투표를 관장하는 서버 장애로 무효가 될 위기에 처했다.
27일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25일 시작된 인터넷 투표가 어제 자정쯤부터 서버 이상으로 중단됐다"며 "서버 문제로 투표 자료가 일부 손실됐으며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인터넷 투표는 지난달 검찰의 압수수색(당원명부 등)을 받은 스마일서브가 책임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서버장애 발생 직후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당 선관위는 손실된 투표 정보를 복구하지 못할 경우 지금까지의 투표 결과를 무효 처리하고 재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마일서브는 27일 '투표자료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부터 시작된 통합진보당 지도부 경선은 인터넷 투표, 현장 투표, ARS 모바일투표 등의 방식으로 28일까지 실시될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통합진보당은 27일 4'11 제19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순번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2차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은 공정성과 신뢰성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양기환 진상조사특위 선거관리분과장은 "선거관리분과, 온라인투표분과, 현장투표분과 등 3개 분과가 20일간 조사활동한 결과 26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했다"며 "온라인투표와 현장투표 모두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통합진보당은 지난 총선 비례대표 순번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당직자들이 수시로 '미투표자 현황' 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조사특위가 미투표자 현황이 있는 인터넷 페이지를 열람한 IP 주소를 추적한 결과, 통합진보당 당사의 IP 주소 3개에서 각각 1천151차례, 287차례, 46차례 해당 페이지에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직자들이 수시로 투표를 하지 않은 당원 현황을 파악했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선 당직자들이 단순히 투표 독려 차원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특정 후보에게 미투표자 현황자료가 건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현장투표 과정에서도 투표자 현황이 별도로 관리돼 문제의 소지를 남겼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규칙'에 따라 사안을 진행하려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문제"라며 "경선관리 전반을 단속할 '게임의 규칙'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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