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전국 주요 물류 거점의 물동량이 거의 반 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7일 정부와 화물연대의 첫 교섭이 성과를 내지 못한 데 이어 건설노조도 같은 날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이 물류난과 공사난을 동시에 겪게 됐다.
국토해양부와 화물연대는 27일 오후 2시부터 경기 과천시 국토부 별관에서 파업 후 첫 교섭에 들어갔다. 하지만 '표준운임제'와 노동자 권리보호 등 33개 항목에 대한 법 개정을 놓고 이견만 확인했다. 같은 날 건설노조는 체불 임금 해결, 임대료 인상, 산재보험 전면 적용 등을 요구하면서 총파업을 시작했다.
화물연대와의 파업 결렬과 건설노조의 파업 동참으로 전국의 물동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국토부는 2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부산항 등 전국 13개 물류거점의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소의 절반가량인 3만8천803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컨테이너 장치율(컨테이너기지 활용 비율)은 43.4%로 평소(44.5%)와 거의 비슷해 아직 수송 차질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파업 참여 차량은 조금씩 줄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물류거점에서 운송을 멈춘 화물차량은 1천785대(27일 오후 6시 기준)로 전일 같은 시간대의 2천848대보다 1천 대 이상 감소했다. 운송 거부율도 2008년 6월 화물연대 전면 파업 사흘째의 72.1%에 크게 못 미치는 16.0%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27일 오후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이 시작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입장과 달리 화물연대 측은 이번 협상 결렬로 비조합원의 파업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항지역은 비조합원들이 파업에 적극 동참하면서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화물연대 포항지부 측은 "27일 정부와의 협상이 입장 차만 확인한 채 결렬되고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현실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관망하던 비조합원들이 대거 동참하고 있다"며 파업 장기화를 암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 내수 물량 4만t 가운데 2만5천t을 육상으로 운송해야 하지만 조합원들의 운송 저지 등으로 2만t가량의 물량만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하루 출하 물량이 파업 이후 절반가량으로 줄었고,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역시 제품 출하를 멈춘 상태다.
구미지역 업계 역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TK 케미칼 등 화섬업계는 그동안 울산 및 여수 등지에서 원료를 공급받았지만,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다음 주부터는 재고물량이 바닥나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물류수송이 가장 많은 LG전자와 디스플레이는 자회사인 하이비즈니스로지스틱스와 대책을 수립 중이다.
한편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28일 오전 10시부터 2차 협상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건설노조 파업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협상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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