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출마 선언 임박, '박근혜 브랜드' 뭘까?

朴 정치 목표 '안거낙업'(安居樂業) 객관적 설득력 부족 지적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이 임박했다. 대권 재수생인 만큼 가장 준비된 후보로 분류되지만 아직 국민에게 대권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출마 선언문에 무엇이 담길 것이냐에 따라 여야의 치열한 '대국민 설득 싸움' 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들에게는 저마다 '브랜드'가 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시대'를,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부시대의 청산'과 '문민정부'를 내걸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참여하는 정부'를 모토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살릴 일꾼론'을 꺼내 당선됐다. 국민은 이 브랜드에 표를 줬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이 정치를 하는 목표로 '안거낙업'(安居樂業)을 꼽고 있다. 근심 걱정 없이 생업을 즐기며 산다는 뜻이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그의 모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행복'은 계량화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경제'는 수치화되지만 '행복'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대국민 설득 메시지로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친박계 내부에서부터 나온다. 박 전 대표의 브랜드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진단해 처방할 수 있고, 시대정신과 국정운영 비전이 녹아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브랜드가 그랬다.

2007년 옛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 전 대표는 '5년 내 선진국 도약'이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줄'푸'세'로 요약된 공약을 내밀었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질서는 바로 세운다는 뜻이었다. 반면 이 대통령은 '7'4'7'이라는 숫자 공약을 내밀었다. 7%대 경제성장률, 4만달러 국민소득, 7대 경제강국 달성이었다. 국민은 구체적인 숫자에 표를 더 보냈다. 그래서 이번 박근혜 브랜드는 과거보다 계량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친박계 인사는 "박 전 대표의 '복지'(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도 중요한 키워드지만 아직도 복지는 진보진영의 화두로 읽히고, '경제민주화'도 민주통합당적 성격이 강하다"며 "보수, 경제, 발전이라는 새누리당의 대표 브랜드에다 박 전 대표만의 특별함과 차별성을 넣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유럽발 경제위기의 확산, 실물경기 장기 침체 등에 대비하면서 대북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데 따른 대응적 리더십을 강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서울대 교수나 박원순 후보가 '구태 정치와의 결별'을 외친 만큼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국민을 위한 정치철학도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도 녹아있는 만큼 산업화나 선진화 등의 화두에서 다른 주자들에 비해 박 전 대표가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에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쏟아지는 요구가 많은 만큼 그의 대국민 메시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7월 초로 예정된 대선 출마선언문에 처음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박 전 대표는 공식 선언이 있기 전까지 모든 '대권 구상'에 대해 함구해줄 것을 측근들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이를 두고 비판론이 있지만 대권 재수생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옹호론도 나오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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