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읍에 사는 최경자(37) 주부는 27일 오전 왜관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가 간이 덜컥 내려앉았다. 상인과 잠시 얘기하는 사이 손잡고 있던 아들(5) 옆을 한 화물차가 불과 수㎝ 차이로 '쌩' 지나갔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최 씨는 다리가 후들거려 더는 장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칠곡 왜관시장 내 인도가 상인들의 상품진열로 제구실을 못하면서 소비자들이 인도가 아닌 차도로 다니고 있지만 칠곡군의 지도단속은 미지근해 이용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왜관시장은 도시미관 개선과 재해예방,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해 2009년 35억원을 들여 비가림 시설과 2차로 도로 및 인도를 설치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현재 물품이 진열된 도로 옆 공간은 공사 당시 자치단체장 등과 상품을 진열할 수 있도록 약속한 부분이라며 가판대를 설치해 인도가 사라졌다.
이 때문에 시장 이용자들은 차량이 다니는 도로로 보행할 수밖에 없어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왜관시장 내의 차량통행은 5일장(1'6일)에만 제한될 뿐 평일에는 양 방향으로 통행하고 있고, 인도가 제구실을 못하면서 평일 오후 붐비는 시간이면 시장도로는 보행자와 차량이 뒤엉키고, 경적소리와 시비를 가르는 고함으로 북새통이 되기 일쑤라는 것. 최 씨는 "한가한 평일 오전에 아이를 데리고 인도가 없는 왜관시장을 가는 건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소비자 안전을 무시하는 시장상인과 여론에 밀려 제대로 된 공무집행을 못 하는 칠곡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인도와 소방도로 하수도 설치를 위해 군에서 땅을 매입하고도 인도를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칠곡군은 직무유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칠곡군은 "불법 점거한 인도의 가판대를 자진철거토록 왜관시장 상인회와 협의하고, 또 경찰과 협의해 생활도로 지정 및 과속방지턱을 설치, 보행자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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