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전 쓸 분" 오토바이 다시 떴다

단속 끝나자 도심 활개…하루 수천장 길바닥 뿌려져

불법 사금융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사금융 전단지들이 인도에 널브러져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불법 사금융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사금융 전단지들이 인도에 널브러져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8일 오후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주택가. '급전 필요하신 분', '급한 불 꺼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대출 전단들이 골목에 주차된 차량 곳곳에 끼워져 있었다. 길바닥에도 수십 장의 불법 사금융 전단이 널브러져 있었다.

슈퍼마켓 주인 서영민(45'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지난달에는 대출 관련 전단을 뿌리는 오토바이들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2주 전부터 다시 오토바이들이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대출 관련 전단을 하루에 수십 장씩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사금융 특별단속이 끝나자마자 불법 사금융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4월부터 5월 말까지 불법 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여 사채업자 등 494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했지만 사채업자들은 경찰 단속을 비웃듯이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이날 대구 중구 약전골목에는 100장이 넘는 불법 사금융 전단이 길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골목 근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 앞에도 불법 사금융 전단이 수십 장씩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약업사를 운영하는 김모(48) 씨는 "아침에 가게로 나오면 대출 전단들이 가게 앞에 수십 장씩 쌓여 있다"며 "최근에는 하루에도 5, 6번씩 오토바이들이 지나가면서 대출 전단을 가게 안으로 날려 짜증이 난다"고 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와 통신골목 등 시내 곳곳에도 불법 사금융 전단이 넘쳐나고 있다.

대학생 한영빈(23'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대출 전단을 돌리는 오토바이들이 시내 한복판에서 사람들 사이로 위험하게 지나다녀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동성로의 한 신발 매장 종업원 노모(29) 씨는 "문을 열어 놓은 상태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들이 지나가면서 매장 안으로 계속 대출 전단을 뿌려 하루에도 몇 차례나 전단을 치워야 한다"고 불평했다.

대부광고는 대표자 이름과 등록 시'도 및 번호, 대부 이자율, 영업소 주소, 연체 이자율을 명시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2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길거리에 뿌려진 대출 전단에는 연락처만 기재한 채 급전을 내주겠다고 현혹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 업체들이 집중단속 기간이 끝난 것을 알고 다시 활개를 치는 것 같다"면서 "최근 단속과 검거 비율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