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CEO들의 일·가정 균형 관심 바람직

저출산 고령화 대책 마련이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가운데 대구에서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건 조성에 CEO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구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체 지원이 높지 않은 터에 CEO들이 포럼을 열고 실천 방안을 모색한 데 대해서 환영한다.

실제로 여성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1년 현재 90일 이상 산전후 휴가를 쓰는 비율은 51.9%,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기업은 40.8%로 전체 기업의 절반만 제도를 따르고 있다. 또 0~3세 자녀를 둔 직장맘들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겨우 23.5%만 활용되고 있다. 법조계 여성이나 여교사 등과는 달리 기업체 근무 여성들은 월급의 40%를 받고 1년간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을 제도만 믿고 신청하다가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나라의 명운이 저출산 문제 극복에 달려 있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여성 인력의 경제활동이 필수적임을 파악한 기업들의 가족친화형 경영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009년 현재 가족친화 인증 기업은 전국 20곳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06곳으로 늘어났다.

가족친화경영은 사내 여성들의 출산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한킴벌리의 경우 육아휴직 사용률이 4.8%이던 지난 2006년의 출산율은 1.3명이었으나 69.0%로 높아진 2010년에는 1.84명(한국 평균 1.22명)으로 많아졌다. 저출산 현상 극복에 가족친화경영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대구 북대구세무서는 여직원들의 업무 보고를 퇴근 시간대에서 오전 시간대로 조절했다. "퇴근 시간대 업무 보고가 자녀 양육과 가정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여직원들의 건의를 수렴한 가족친화경영의 사례이다. 대구은행은 직장보육시설을 마련했고,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모유수유실 마련과 함께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 to 5' 근무제, 육아휴직 1년 부여 등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지난 28일 대구에서는 한국델파이 ㈜영진, 부호체어원㈜ 등 CEO 80여 명이 모여 가족친화적인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한 '일'가정 균형 대구 CEO 포럼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날 CEO들은 예고 없는 회식 않기와 패밀리데이 실천, 육아휴직 지원, 주말 탁아소 운영 등을 통해 일'가정 양립을 돕기로 했다. 여성의 일'가정 양립 여건 조성에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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