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고향 물길을 거닐며

고향 물길을 거닐며/김주영 지음'권태균 사진/김영사 펴냄

영남의 젖줄 낙동강 1천300리에는 한반도의 역사가 스며있다. 선사시대 터전이자 가야의 철기문명이 꽃피웠고, 중국과 일본의 무역 거점이자 내륙과 왕래하던 뱃길이었다. 왜적에게 항거하며 흘린 피가 흘렀고, 6'25전쟁때는 최후의 전선으로 숱한 생명이 스러졌다. 수많은 생명을 낳고 기른 젖줄이자 산업 발전과 함께 사람들이 쏟아낸 오폐수까지 묵묵히 받아들인 자애로운 강이기도 하다.

'고향 물길을 거닐며'는 경북 청송이 고향인 작가 김주영이 풀어낸 낙동강 이야기다. 남한 제일의 강이자 무려 남한 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유역지를 가진 낙동강은 영남의 역사, 한반도 생성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저자는 태백에서 남해까지 흐르는 낙동강의 개요와 낙동강에 서려있는 눈물의 역사를 펼쳐낸다.

걸쭉한 입담으로 유명한 작가답게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점도 특징. '낙동강 오리알'이 탄생한 배경인 상주시 사벌면 용머리바위 아래 하중도 이야기를 비롯해 태백 구문소와 도산서원, 경천대, 우포늪, 을숙도 등 낙동강의 대표적인 경관들에 대한 입담이 이어진다. 도산서원 등 낙동강과 얽힌 문화 유산과 인문학 이야기가 풍성하고, 닭실마을, 낙동마을, 안동댐 수몰지구 등을 두루 찾아 낙동강변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의 얼굴들도 만날 수 있다.

글과 맞물려 감동을 더하는 것은 경남 의령 출신의 사진작가 권태균의 140여 컷의 사진이다. 밤을 새워 산에 올라 찍은 안개와 풍경이 어울린 사진들과 항공사진을 방불케 하는 파노라마 사진 등 사진 한 컷마다 낙동강의 아름다움이 절절이 드러난다. 저자는 낙동강은 오랫동안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면서 풍요를 선사했으며 낙동강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다시 낙동강으로 돌아오기도 한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368쪽. 1만5천원.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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