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0년 늦은 무공훈장…6·25참가 누락자 추가서훈

오빠 대신 훈장 수여후 눈물

29일 오빠인 고 정형모 해병 소위의 무공훈장을 대신 목에 건 정옥희 할머니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해병대 제공
29일 오빠인 고 정형모 해병 소위의 무공훈장을 대신 목에 건 정옥희 할머니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해병대 제공

"60년이 흘러도 당신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합니다."

29일 오전 11시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제1사단에서 연병장을 가득 메운 80여 명의 장병 사이로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들어섰다. 전병훈 해병대 제1사단장을 비롯해 해병 장병들의 엄숙한 사열을 받은 할머니는 이내 고개를 숙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잠시 후 할머니의 목에 무공훈장이 걸리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60년 전 조국을 지키다 전사한 오빠 고(故) 정형모 해병 소위의 훈장을 목에 건 정옥희(76) 할머니는 그렇게 수여식이 끝나는 내내 한번 터졌던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해병대 제1사단은 이날 사단 연병장에서 6'25 참전용사 고 정형모 소위에 대한 무공훈장 전도수여 및 의장행사를 거행했다.

지난 5월 해군본부 중앙공적심사위원회는 공적을 세우고도 서훈이 누락된 전사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서훈을 심의해 정부에 포상을 추천했다. 1달여의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정형모 소위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으며 행사는 해병대 제1사단 주관으로 실시하게 됐다.

이날 행사는 이미 고인이 된 정형모 소위의 여동생인 정옥희 할머니에게 전병훈 사단장이 대통령을 대신해 충무무공훈장을 전도수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형모 소위는 지난 1952년 도서부대 7대대 소대장으로 배치돼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의 외딴 섬, 호도의 사수를 맡았다. 그해 3월 25일 적 1개 중대병력의 공격에 대응하며 100여 명의 적을 사살했지만, 화력과 수적 열세로 장렬히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형모 소위를 대신해 훈장을 받은 여동생 정옥희 할머니는 60년 만에 받게 된 훈장을 가슴에 안고 오열하며 "그래도 오빠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전병훈 사단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고 그분들의 공적을 찾아 드리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할 일이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의무이자 책무"라고 답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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