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많은 땀을 흘리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사계절 내내 땀이 많이 나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이를 '다한증'이라고 부르는데 일종의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외분비선(땀샘)에서 심하게 땀이 많이 난다. 손바닥, 발바닥, 얼굴, 머리, 겨드랑이에서 지나친 땀 분비 탓에 심한 불쾌감을 일으킨다. 특히 대인관계에서 악수할 때와 직업적으로 손을 쓰는 정교한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되고 심한 경우 정신적 장애까지 겪게 된다.
◆교감신경을 잘라내는 다한증 수술
다한증은 땀분비가 일어나는 부위에 따라 국소적 또는 전신적으로 나눈다. 또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누기도 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중추신경부터 말초신경에 이르는 다양한 신경질환이나 반신불수, 갑상선 기능항진증, 비만, 종양의 일종인 갈색세포종 등 여러 전신질환의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원인질환을 치료함으로써 대부분 조절이 가능하다.
일차성(원발성) 다한증은 손바닥과 겨드랑이에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열이나 운동과 같은 물리적 요인보다는 정신적 자극에 의해 더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손바닥이나 겨드랑이에 잘 나타나는 이유는 그 부위에 땀샘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 1천명 중 15~30명 꼴로 나타나며, 환자의 25%가량이 가족력을 가지고 있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자율신경자극에 대한 땀샘의 과민반응 탓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다한증을 약물로 치료하는 것인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나타나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다. 이때문에 상흉부(가슴 위쪽 부위)의 교감신경을 수술로 절제하는 것이 다한증 치료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상흉부 교감신경 절제술'은 1920년 처음 시도한 이후 여러 접근법이 시도됐다. 신경외과에서는 척추 뒤쪽에서 접근해 교감신경을 절제하고, 흉부외과에서는 겨드랑이를 절개해 교감신경을 잘라내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수술 후 상처가 크고 통증이 심하다는 부작용이 문제가 됐다.
◆흉강경 수술로 흉터, 부작용 없애
최근 들어 비디오 흉강경술이 발달하면서 수술 상처도 최소화하면서 약 20분 이내에 수술을 끝내는 '교감신경절단술'이 가능해졌다. 미세 흉강경 기구들을 이용해 2㎜ 정도만 절개한 뒤 양쪽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이 가능해졌다. 수술 후 상처를 거의 남기지 않으며, 수술 후 별도 회복기간이 필요없어서 아침에 수술받고 오후 퇴원이 가능해졌다.
전소영(가명'18) 양은 피아니스트를 꿈 꾸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긴장하면 손바닥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피아노는커녕 컴퓨터 키보드도 만질 수 없다. 고민 끝에 미세흉강경 수술을 받았고, 손에서 나는 땀이 완전히 치유됐다. 전 양은 "긴장해도 땀이 나지 않아서 신기할 정도"라며 "수술후 바로 샤워도 가능하고, 수술 상처도 없어서 정말 만족스럽다"고 했다.
주부 김미주(가명'34) 씨는 여름이면 민망할 정도로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흐른다. 미세흉강경 수술을 받은 뒤 이런 증상이 사라졌고 마음껏 원하는 옷을 골라입을 수 있게 됐다. 회사원 박병구(가명'45) 씨는 말 그대로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증상 때문에 사람 만나기조차 꺼렸다. 미세흉강경 수술 후 얼굴의 땀이 사라져서 사회생활에 자신감이 생겼다. 다만 다른 부위, 특히 가슴쪽에 평소보다 땀이 조금 더 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박창권 교수는 "지금까지 미세흉강경을 이용해 500례 이상의 다한증 환자를 치료했으며, 수술 성공률은 99% 이상이고 수술에 따른 합병증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경미한 보상성 다한증(수술 부위의 땀은 많이 감소되지만 다른 부위에 대신 땀이 나는 생리현상. 불편을 주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님)이 대부분 환자에게서 나타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런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특정 부위의 교감신경 다발만을 잘라내는 수술법을 발표했고, 실제로 효과도 컸다"며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국소마취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박창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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