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지역 병원 잇단 의료사고 "겁나서 가겠나"

치료중 미숙아, 다리 골절수술 60대, 고령 분만 산모 잇단 사망

최근 구미지역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병원의 의료 질과 서비스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모(61'여) 씨는 지난 5월 22일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같은 달 25일 구미지역 A병원을 찾아 골절부위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느꼈고, 같은 달 2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겼지만 다음 날 급성신부전증으로 숨졌다.

김 씨 유족 측은 "골절수술 후 병원 측에서 환자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며 "응급조치만 빨리 취했어도 돌아가시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A병원 관계자는 "수술 후 눈에 띄는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환자가 평소 당뇨 등 지병이 있었으며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와 진료를 담당한 의사가 다르다 보니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이송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4월에는 구미 B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산모 김모(39) 씨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씨는 임신과 동시에 이 병원에서 9개월 간 진료를 받았다. 당시 김 씨 유족 측은 김 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 측에 제왕절개 분만을 요구했지만, 병원에서는 남는 벤틸레이터(자가호흡을 할 수 없는 아기들을 치료하는 기기)가 없다고 하는 바람에 부산 C병원으로 옮겼다. 김 씨는 C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술을 받아 아기는 살릴 수 있었지만, 산모는 이미 중증자간증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증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5일 만에 숨졌다.

유족 측은 "산모가 수술만 일찍 받았어도 아기와 함께 모두 살릴 수 있었는데, C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산모를 살리기에는 늦었다는 답변을 C병원 담당의사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B병원 관계자는 "당시 김 씨의 경우 35세 이상이고 임신중독 증상이 있었다"며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를 통해 대구 및 부산 지역에 벤틸레이터가 있는 곳을 찾다 보니 환자를 이송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B병원에서는 2010년 3월에도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20일 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 부모인 김모(39'칠곡군 왜관읍) 씨는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아기가 2㎏이 넘는 남아였기 때문에 빨리 큰 병원으로 옮겼으면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기의 사망과 관련해 2년째 B병원과 소송 중이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