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어라∼ 가전업계 친환경 바람아

탄소 배출이 적거나 전력 소비를 줄인 친환경
탄소 배출이 적거나 전력 소비를 줄인 친환경 '에코가전'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저탄소상품 인증을 받은 LG전자의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 LG전자 제공

'환경도 생각하고 전기요금도 줄이는 에코가전'.

가전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이 절전형 제품을 찾고 제조업체들도 탄소 배출이 적은 제품을 내놓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가전'이 인기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가전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소비 절감 움직임에 맞물려 절전형 에코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대구지역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절전형 가전제품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30%가량 늘었다. 특히 여름철 전기 요금 폭탄의 주범인 에어컨의 경우 절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제조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맞춰 각종 절전형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날개 없는 선풍기 다이슨 에어멀티플라이어의 '타워 팬 아이언 블루'는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주변공기를 최대 15~18배 증폭시켜 바람으로 배출한다. 바람의 세기가 일정해 체감 온도가 더 낮으면서 소비전력은 에어컨의 50분의 1 정도로 낮다. 또 에어컨과 달리 냉매제를 사용하지 않아 오존층 파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다.

스위스 캡슐커피 머신 '크레메소'(Cremesso)는 기기를 1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전환되며, 커피 추출을 위한 예열시간을 30초로 줄여 전력 소모가 적다. 또 공정무역 인증인 우츠(UTZ)인증을 획득해 커피 원산지의 생산자와 생산지 주변의 환경까지 보호한다. 커피캡슐을 알루미늄 대신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 일반 가정용 쓰레기와 함께 처리할 수 있다.

작은 크기만큼 에너지 사용량을 85% 나 절감한 웅진코웨이의 '한뼘 정수기'도 인기가 높다. 크기를 줄이기 위해 온수탱크를 없애고 열판에 전압을 가해 순간적으로 92도의 온수를 생성하는 방법으로 에너지 사용량도 함께 줄여 미니 가전을 선호하는 싱글족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여 환경을 생각하는 음식물처리기도 전력소비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직카라의 음식물처리기 '스마트카라'는 독립형 분쇄건조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완전 건조된 상태의 가루로 처리해 부피를 10분의 1까지 줄여준다. 또 건조 상태를 인지하는 스마트 기능을 통해 양에 따라 음식물 처리시간과 전력 사용량을 자동 조절하는 절전 기능까지 갖춰 단순 건조기나 분쇄건조방식보다 20∼50% 이상의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가전 양대 산맥의 친환경 경쟁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이 적은 제품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가전 제품들도 많아졌다. 국내 가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친환경 부문에서도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 스마트TV는 유럽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인증을 받았다. 140년 역사를 가진 독일 친환경 인증기관 '티유브이 라인란드'는 지난달 30일 삼성 스마트TV 55인치 ES8000에 'TUV 그린 마크'를 부여했다.

TUV 그린 마크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량, 탄소 배출량, 유해물질 사용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유럽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삼성전자 TV의 친환경에 주목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은 지난달 세계 최대 민간 환경 단체 이탈리아 지부 '아미치 델라 테라'가 수여하는 '2012년 환경 우수기업상'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3도 지난달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았다. 탄소성적표지 인증은 저탄소 친환경 제품의 개발 및 소비 촉진을 위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시행하는 국가공인인증제도다.

기존 충전기 대비 대기전력을 3분의 1수준으로 절감한 '저부하(Low Load) 충전기'를 최초로 적용해 스마트폰 충전에 필요한 전력량을 줄여 사용 단계의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켰으며, 원자재와 폐기물로 인한 탄소 발생량도 최소화해 이번 인증을 획득하게 됐다.

앞서 LG전자도 스위스에서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다. LG전자 2012년형 시네마3D TV(47LM760S)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클리마톱 인증(스위스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은 스위스의 환경청 역할을 하는 '에코센터'(Eco Center) 산하 친환경인증기관 '클리마톱'(Climatop)이 기후변화 대응 우수 제품에 부여하는 친환경 인증이다.

LG의 트롬 드럼세탁기(FR4349EAZ)와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R-T751EBHSL)도 '저탄소상품' 인증을 받았다. 또 트롬 건조기(RC9011A)와 침구청소기(VH9001D)도 제품 분야 최초로 '탄소성적표지'를 획득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친환경 관련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단순히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해 에코가전을 찾는다기보다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력 소비도 줄이고 환경도 생각하는 제품들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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