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방송인 톰 브로커는 '가장 위대한 세대'라는 저서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인들을 기렸다. 이 책은 1911년에서 1924년 사이에 태어난 미국인들이 대공황의 여파 속에서 어렵게 성장한 뒤 나치 독일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과정과 전후 미국의 성장을 이끈 역할을 짚었다. 톰 브로커는 이 세대 미국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미국을 강대국으로 만들었다며 이들을 주저하지 않고 '가장 위대한 세대'라고 불렀다.
이러한 평가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다. 나치 독일과의 전쟁은 악을 응징한 선의 승리로 누구나 공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2차대전에 참전한 미국 군인들은 화려하게 개선했으며 대학 교육과 취업을 전폭적으로 지원받는 등 국가적 보상과 사회적 환대도 뒤따랐다. 같은 시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미국 경제가 이러한 보상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베트남 전쟁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무리한 전쟁이었다는 자성론 속에 참전 군인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된 것과 비교된다.
우리나라에도 '위대한 세대'가 존재한다. 1930년대를 전후해 출생한 세대들은 일제 치하의 암흑기 속에서 성장, 6'25전쟁에 참전하거나 참화를 겪었고 이후 1950년대 출생 세대와 함께 전후 복구와 산업화를 이끌었다. 이후 세대들이 누리는 번영과 풍요는 선배 세대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선배 세대들은 경제 성장이 나중에 이뤄져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된 지금도 그러한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어 그들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3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전체 가구의 66.7%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29위로 최하위권이다. 국가 성장의 주춧돌이 되었던 세대는 교육이나 취업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묵묵히 주어진 삶을 살아왔고 이제 60~80대가 됐지만, 공로는 잊힌 채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내용은 다르지만, 코맥 매카시의 소설 제목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딱 들어맞는 현실이다. 6080세대들의 신산하면서도 가치 있는 삶의 여정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들에 빚진 국가는 더 늦기 전에 보상에 나서 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