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는 '鄕(향)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8월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이인성의 작품 74점과 자료 263점이 전시되는 특별한 전시다.
이인성(1912~1950) 화백은 일제 강점기인 1930, 40년대 풍요롭고 상징적인 색채와 뛰어난 감각으로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괄목할 만한 예술적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대구가 낳은 최고의 근대미술 작가이다. 하지만 이인성의 작품은 대부분 개인 소장이 많아 전시장에서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던 게 사실. 덕수궁미술관에는 이인성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대형 작품 '가을 어느날'(1934), '해당화'(1944)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이 총망라돼 있다. 이번 전시는 이인성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근대미술에서 한 획을 그은 이인성 화백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기 위한 전시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인간 이인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과 대구지역에 석 달 동안 사료 수집 공고를 내어 흩어져 있는 사료들을 수집했고, 세 차례에 걸쳐 사료 평가회의를 거쳤다. 전시를 앞두고 학술행사도 열어, 이인성에 대해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이인성이 일본 유학시절 수집했던 엽서들. 당시 유럽 미술이 동시대적으로 소개되던 일본에서 엽서는 전시나 도록을 직접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작가가 볼 수 있었던 컬러 작품이었다. 이인성이 꼼꼼하게 모았던 200장이 넘는 그림엽서와 도서를 전시한다. 수묵 작품도 눈에 띈다. 그의 대부분 작품이 전시됨으로써 이인성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범모 경원대 교수는 "일반인에게 알려질 기회가 거의 없었던 만큼 이인성의 실체를 대중들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고, 이중희 계명대 교수는 "일본 강점기 서양화가 어떻게 한국에서 발전됐는지에 대한 대표적인 표본이 이인성"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이인성의 활동을 보여주는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활동했던 당시의 신문기사, 이인성의 사진, 스케치 모음 등을 통해 이인성에 대한 입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학술 세미나 장면, 이인성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이해,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설명, 유가족의 이야기 등 다양한 영상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9월 대구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박수진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한 인간에 대한 총체적 접근으로 시대상까지 알 수 있는 구성이 특징"이라면서 "관람객이 근대기라는 과거 시간으로 회귀, 작가의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고 말했다.
◆이인성 탄생 100돌 기념 / 대구문화재단 6일 포럼
이인성 탄생 100주년 기념 포럼이 6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이인성과 동시대 작가들'이라는 주제로 (재)대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그의 스승 서동진을 비롯해 김용조, 이쾌대 등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작가들과의 비교론을 통해 이인성의 뛰어난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이중희 계명대 교수는 근대 초기 대구 지성인의 의식세계와 그 속에서 피어난 이인성의 예술혼을 그린 '초창기 대구화단과 이인성'을 발제하고,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인성과 그의 스승 서동진', 이미애 수성아트피아 전시팀장은 '이인성과 김용조 비교론', 박민영 대구문화예술회관 학예연구사는 '1920, 1930년대 대구의 일본인 화가',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이인성과 이쾌대 비교론'을 발제한다. 053)42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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