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을 눈앞에 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대구 달성군은 '마음의 고향'으로만 남게 됐다. 1998년 15대 국회 보궐선거에서 처음 당선될 때부터 보금자리였던 대구 달성군 대백아파트(화원읍 성산리·사진)를 최근 매각하고 주소지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14년 동안 정이 들었던 이 아파트(105.60㎡'32평형)의 소유권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표는 1998년 4월 보궐선거 직전 이 아파트를 임차했다가 2000년 16대 총선 때 사들였다. 매각 가격은 1억1천만원으로, 매입 당시보다 4천만원 정도 올랐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유력 대권후보가 살던 집이라 그런지 내놓은 지 나흘 만에 계약이 체결됐다"며 "워낙 간단한 살림만 있어서 따로 서울로 옮긴 짐은 없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한 달에 평균 2, 3일 정도 묵었던 이 아파트는 건물 4동에 190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32평형에 경우 방 3개, 화장실 2개의 구조다. 박 전 대표는 매입 이후 특별히 손을 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것은 지난해 연말이 마지막이었다.
박 전 대표에게 이 아파트는 단순한 숙소를 넘어 정치적 의미가 큰 곳이다. 결단이 필요한 시기마다 '칩거'하면서 정국 구상을 가다듬었기 때문이다. 2008년 18대 총선 직전에는 당시 한나라당의 '친박 학살' 공천을 강하게 비판한 뒤 3월 24일부터 17일간 달성군에만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친박 열풍'의 진원지가 된 셈이다. 또 2010년 6'2지방선거 때도 "선거는 당 지도부 위주로 치르는 게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14일간 달성군수 선거 지원에만 매달렸다.
한편 달성군 화원읍 명곡리 ㅎ빌딩에 임차해 있던 박 전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은 이종진 의원이 물려받았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지역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달성에 대한 애정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며 "'달성을 떠나도 나는 영원한 달성 사람'이란 말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2월 6일 대구 달성군을 찾은 자리에서도 "선거 때마다 다른 곳에 출마해 달라는 권유와 압력을 많이 받았지만 군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지역구를 고수했다. 정치적 고향인 달성을 앞으로도 절대 잊지 않겠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한 바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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