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린이래서모였다] 대구지구 이북도민연합회

대구 30만~30만명 거주…"실향의 아픔 가족처럼 살갑죠"

작년 침산공원 망배단에서 가진 망향제.
작년 침산공원 망배단에서 가진 망향제.
올해 이북도민 영
올해 이북도민 영'호남 친선교류회 모습.
김윤국 회장
김윤국 회장

"북녘 땅에 고향을 둔 도민들은 60여년 동안 실향의 아픔을 갖고 살지만 서로 의지하며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대구지구 이북도민연합회는 1975년 결성됐다. 대구가 직할시로 되면서 경북지구 이북도민연합회 소속에서 분리됐다. 대구지구 이북도민연합회는 도민 화합과 친목, 안보교육, 이웃돕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초대회장 및 2'3대 회장을 지낸 차완용 씨가 연합회 조직 구성에 가장 크게 공헌했다. 차 씨는 도민회 및 시'군민회로 흩어져 있던 모임을 아울러 연합회를 결성했던 것. 차 씨는 도민들이 해마다 망향제를 지내는 침산공원 망배단 건립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은 32'33대 회장인 김윤국 씨가 2010년부터 도민회를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도포를 입고 지내던 망향제를 평상복 복장으로 간편화했고 대구시의 각종 타종 행사에 이북도민 대표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도민연합회 산하에는 황해(회장 송영기) 평남(조경섭) 평북(박철) 함남(한영성) 함북(이장열) 도민회와 이북도민청년연합회(회장 송진수), 도민별 부녀회가 각각 구성돼 있다. 대구에는 현재 20~30만 명의 이북도민이 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민회 최대 행사는 매년 10월 개최하는 합동 망향제다. 망향제에는 침산공원 망배단에서 5개도 이북도민 700여 명이 참여한다. 살풀이춤과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며 실향의 아픔을 달래고 있다. 1993년 침산공원에 망배단이 건립되기 전까지는 강원도 임진각에서 망향제를 올려왔다.

청년회 주축으로 매년 5월에 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대구초교에서 도민 600여 명이 참가해 도별 대항으로 족구, 계주 등 게임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북도민회 중앙회장, 5개 도지사도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올해는 체육대회 대신 이북도민회 어르신 60여 명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베풀었다.

"이북도민회 체육대회는 3대가 함께하는 가족축제와 같아요. 어르신들은 대부분 80세가 넘어 연로하지만 공굴리기, 신발 멀리 날리기 등 놀이로 웃음꽃이 활짝 핍니다."

도민회는 올해부터 북한이탈주민과 가족결연사업도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팔레스호텔에서 북한이탈주민 10명과 고향 출신 이북도민 10명 간 처음으로 뜻깊은 가족결연을 했다.

지역 사랑도 애틋하다. 매년 연말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고 추석'설 명절 때는 불우한 이북도민 10여 가구에 사랑의 쌀을 전달하고 있다. 평남장학회 회장인 박태호(94) 씨는 연말 수성구청에 쌀을 기탁하는 등 이웃사랑이 각별하다는 것.

매년 가을 서울에서 열리는 이북도민 전국체육대회에도 버스 3대를 빌려 올라가고 있다. 도민의 날 행사와 전국 이북도민 청년연합회 하계수련회에도 지역 도민과 청년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북도민들은 윗분을 깍듯하게 대하는 게 큰 미덕입니다. 한 살 많아도 형님으로 부르고 있어요. 청년들도 설날 때면 어르신을 찾아 세배와 문안을 드려 공경심이 대단합니다."

이북도민들 중에는 관계에 진병용(전 대구북구의회 초대의장), 관계에 이준희(전 대구지하철본부장) 씨와 재계에 김복은(전 승리기계 대표) 심재연(청송기계 대표) 박흥준(전 목화예식장 대표) 씨 등이 있다. 평양이 고향인 김윤국 회장은 육군 대위 출신으로 월남전에도 참전했으며 현재 통일안보중앙협의회 대구지회장을 맡고 있다.

김윤국 회장은 "6'25전쟁의 참상을 겪은 지 60년이 지난 요즘 우리 사회가 또다시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자유와 안보의식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분기별로 찾아가는 안보교육도 실시할 방침"이라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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