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이책!] 시인의 오지기행 고요로 들다

시인의 오지기행 고요로 들다/박후기, 이윤학, 이문재 외/문학세계사 펴냄

이제 웬만한 오지까지도 도로가 깔리고 이곳을 여행한 여행자들에 의해 새로운 관광지로 탈바꿈하는 요즘, 시인들은 더 깊은 오지로 찾아들어 간다.

민통선에서 제주도까지 23명의 시인이 찾아낸 산과 섬 속의 오지 '시인의 오지 기행―고요로 들다'는 이문재, 김상미, 조은, 이윤학, 이대흠, 손택수, 유홍준, 박후기 등 오늘의 한국시를 이끌어가는 젊은 시인들이 우리나라 곳곳에 숨어 있는 오지 속의 비경들을 찾아 쓴 여행 에세이이자 오지 안내서이다.

23명의 시인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찾아낸 각양각색의 오지들은 시인들의 개성만큼이나 다른 빛깔을 뿜어낸다.

이문재 시인은 "강원도는 초록에 주려 있는 나에게 엽록소 같은 존재였다. 도시에서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나는, 강원도에 가서 활엽수로 서 있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김은정은 거제 대포마을에서 신석기 시대 유물의 흔적을 찾는다. 이렇게 '즐거운 충격'을 즐기는 시인은 이곳을 자주 찾는다. 손택수는 신안군 다도해를 찾아 가거도에서 만재도까지 선보인다. 이대흠은 제주도를 무작정 찾아가 사람들을 붙들고 오지를 찾아 헤맨 끝에 제주도 입석동을 소개한다.

시인들은 인적이 끊긴 각자의 오지에서 '나홀로'가 되어 대자연의 풍광 속에 스며들기도 하고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기도 하면서 시를 낳는다. 또한 말미에는 시인들이 직접 답사하여 작성한 교통편, 숙박, 맛집 안내 등 오지 여행을 위한 가이드 팁이 수록되어 있다. 북새통 같은 피서지를 벗어나 고요하고 평안한 여행지를 찾아가고 싶은 여행자에게 좋은 추천 장소가 된다. 336쪽, 1만4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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