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액세서리, 남성 전용 액세서리, 유니섹스 트렌드'.
대구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동성로에 가면 이젠 남성들이 액세서리점에서 팔찌, 목걸이, 귀고리 등을 고르기 위해 오랫동안 머무르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젠 액세서리도 남녀 구분이 없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녁 무렵이면 헤어밴드, 반지, 팔찌 등을 특별 주문해서 자신 만의 개성을 완성하는 남성 스타일리스트들이 액세서리점에 나타난다. 이들은 남성이 소화하기 힘든 각종 여성용 액세서리까지 주문할 정도로 튀는 패션을 추구한다.
최근 2, 3년 동안 동성로에는 남성 액세서리전문점이 생겨날 뿐 아니라 여성용 액세서리점도 서서히 남성용 코너를 넓혀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을 위한 액세서리점의 경우 일부 남성용 상품을 취급하던 것이 이제는 별도의 남성 전용코너를 만들 정도로 남성 액세서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남성들의 패션 코디네이션 수준도 여성들 못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일부 패션감각이 뛰어난 남성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까지 각각 다른 액세서리로 그날 패션의 포인트를 준다. 남성 액세서리 마니아들은 팔찌, 목걸이, 반지, 귀고리 등을 각각 수십 개 정도를 갖고 있다. 또 최신 유행 상품을 누구보다 빨리 구입한다.
'남자가 뭐 그런 걸 차고 다니냐?'는 편견을 갖고 본다면 시대의 흐름을 잘 읽을 줄 모르는 사람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남성 액세서리! 그 트렌드를 들여다봤다.
◆수요를 못 따라가는 남성 액세서리
동성로에 있는 액세서리 전문점들은 '최근 남성 액세서리 시장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회사원 이성구(39) 씨는 1년 전부터 팔찌의 세계에 빠져 들었다.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를 출장다니면서 쇼핑을 했다. 마땅히 살 것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특이한 모양(해골)의 팔찌가 눈에 들어와 구입했다. 그 이후 그는 팔찌 마니아가 됐다. 최근에는 혼자 동성로 액세서리점을 다니며 자신만의 팔찌 패션을 연출하고 있다.
나름대로 패션의 원칙도 생겼다. 분홍색 남방을 입을 때는 분홍색 계통의 팔찌, 검은색 옷을 입을 때는 흰색 팔찌, 흰색 옷을 입을 때는 검은색 팔찌를 착용한다. 이 씨는 "팔목시계조차 귀찮게 여길 정도로 몸에 뭘 달고 다니는 것을 싫어했는데, 갑자기 뉘늦게 팔찌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나름대로 패션 연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휴학 중인 대학생 고동균(20) 씨는 목걸이에 관심이 많다. 주로 금 목걸이를 많이 하고 다녔는데 지난해부터는 다양한 패션 목걸이에 주목하고 있다. 그날 옷차림에 맞는 목걸이를 착용해 자신 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김태훈(24'유통업 종사) 씨는 팔찌와 귀고리에 꽂혀, 시간이 날 때마다 액세서리전문점 쇼핑을 즐기고 있다.
액세서리를 찾는 남성 중 주요 연령층은 10, 20대이다. 10대들은 주로 유행을 따르는 정도지만, 20대 후반의 남성 중에는 액세서리 마니아와 패션감각이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들이 눈에 뛸 정도로 많다. 최근에는 유행에 민감한 30, 40대 남성들도 액세서리점을 찾는다고 한다.
◆남성 액세서리, 이런 연출이 좋다
남성의 경우 여성들처럼 화려한 색상으로 블링블링하게 연출하기에는 뭔가 부자연스럽다. 하지만 남성 역시 멋의 조화를 이뤄낼 수 있는 액세서리가 필요하다.
최근 트렌드를 액세서리 별로 나누어 살펴봤다. 먼저 금 목걸이는 차츰 사라지는 추세. 여성들이 별로 보기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마초'들도 자제하는 추세다. 한때 수십 미터 떨어져서도 보일 법한 체인 형태의 금 목걸이가 유행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 아이템이'과시욕이 부른 대참사'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꼴불견 패션 아이템의 대명사가 됐다.
팔찌 패션은 시계가 전부였던 남성의 손목 패션에 다양성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반팔과 민소매 등으로 허전하던 팔(손목)을 채워주기엔 제격인 아이템이다. 올 여름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다양한 끈으로 구성된 것이다. 끈의 꼬임 자체가 색다른 매력을 뽐내며, 색깔별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핫 트렌드인 비비드 컬러의 팔찌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거듭나고 있다.
남성에게 있어서 반지는 더이상 결혼 반지나 커플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소재와 모양의 반지들은 젊은 남성들에겐 자기 표현의 수단이다. 앞서가는 남성들은 반지를 2개 이상 끼기도 한다. 하나만 착용했을 때보다 한층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남성 액세서리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방송인 노홍철 씨는 "남성들의 액세서리는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라며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다양한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제품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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