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소형으로'.
주부 임소영(34) 씨는 최근 벽걸이형 소형 에어컨을 구입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69.3㎡(21평)형 스탠드 에어컨 교체시기가 되면서 19.8㎡(6평)형 작은 제품으로 바꾼 것. 소형 에어컨 가격이 저렴한데다 전기요금도 아끼려는 생각에서다. 임 씨는 "안방에 소형 에어컨을 달아두고 더울 때는 안방에서만 지낼 생각"이라며 "지인들이 소형 에어컨으로 바꾼 뒤 여름 전기요금이 절반 수준도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구매 가격이 저렴하고 유지 비용이 낮은 '소형'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소형 열풍은 가전과 경차가 대표적이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6월 가전제품 판매는 지난해 대비 10~20% 줄었지만, 소형제품의 경우 오히려 20%가량 판매가 늘었다. 에어컨의 경우 거실용 스탠드형 에어컨보다 방 하나를 시원하게 하기 알맞은 벽걸이형 소형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대형마트에서는 에어컨 대신 전력소비가 적은 선풍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2배 이상 늘었다.
TV도 40인치 이하의 소형제품이 인기다. 통상 올림픽을 앞두고는 대형 화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올해는 알뜰 소비로 대형 TV의 경우 판매가 15% 이상 줄었다는 것이 가전업계의 설명이다.
자동차도 상반기 판매량이 줄었지만 경'소형차 판매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경차는 10만7천210대로 작년 상반기보다 16.4% 증가했고 소형차는 2만5천835대가 팔려 44.5%나 증가했다.
상반기 자동차 시장 전체 규모가 57만4천501대로 작년보다 5% 이상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자동차 업계는 "고유가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소형차의 안전성이나 편의시설이 늘어나 앞으로도 소형차 열풍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료품에도 소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당근, 양파, 마늘, 대파 등 10여 종의 채소를 소포장한 '990원 야채'의 판매 비중이 전체 채소 판매의 20%를 넘어섰다. 이뿐만 아니라 100g 내외의 한 토막 생선, 소포장 활어회 등도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가공식품도 용량이 작은 미니 제품이 인기다. 375㎖의 하프(half) 와인, 맥주 미니캔, 소포장 두부, 미니 참기름 등의 소포장 가공식품은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50% 증가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남아서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소포장 제품을 이용하면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고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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