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보다는 본선 흥행을 택한 새누리당으로서는 박근혜 대세론 지지세를 어떻게 지켜가며 확장할 것인가가 모든 고민의 시작과 끝이 됐다.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빠지면 4파전, 참여하면 5파전 양상이지만 내용은 사실상 '박근혜 추대'에 가깝다.
친박계에 자문 역할을 하는 한 인사는 "박 전 대표로서는 당내 경선은 형식적으로 지켜야 할 부분까지만 하고 사실상 경선이고 할 것 없이 대선까지의 일정과 메시지를 짜야 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야권이 내놓는 각종 시나리오에 따라 맞춤형 대응 형식으로 가든지, 아니면 오로지 유동층 공략을 위해 앞만 보고 가든지 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에서 후보가 선출되고 이후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단일화를 할 경우, 안 교수가 독자 출마해 완주할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야권 후보를 지지하고 물러설 경우를 모두 감안한 '충분한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는 것.
박 전 대표와 맞붙을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나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은 첫 대권 도전이다. 당내 기반도 약하고 그간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봐서는 후보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박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한다. '들러리 선거'가 될 것이 뻔한데 '런던올림픽 변수'까지 비켜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친박계의 판단이라면 이제부터는 박 전 대표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박 전 대표를 바라보는 기류가 있다. 그들의 주장을 묶어 보면 "지금 박 전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야권이 앞으로 박 전 대표의 검증 카드로 하나씩 내놓을 육영재단 운영 관련 의혹이나 영남대학교 관련 문제, 정수장학회 세금 탈루 의혹, 박지만 박근령 등 남매 관계,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 2007년 대선 경선 때 불거져 새로울 것이 없는 각종 의혹을 먼저 털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네거티브 선제 대응이다. 또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자신의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지분을 사회에 환원한 것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지지율이 독보적인 만큼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가 어려운 분위기여서 스스로 검증하거나 변화하는 것이 본선 흥행과 대선 승리에 맞는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박 전 대표로서는 국민이 존경하고 동경하지만 아직도 먼 당신, 두려운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에 다른 세상 사람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이런 것을 깨고 군중과 함께 뒹굴 수 있는 사람,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사람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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