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심상찮은 국제 곡물 값, 미리 대비해야 한다

정부가 예정보다 2주 앞당겨 어제부터 국제 곡물 관측 시스템을 가동했다. 주요 곡물가의 동향, 수급 상황, 국제 물가 전망 정보를 농수산물 수입'가공, 유통업계는 물론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올 들어 세계적인 이상 기후와 주요 농산물 수출국의 생산 차질 징조에다 국제 곡물가마저 심상찮은 데 따른 조치다. 전문가들은 2008년 일부 국가에서 곡물 폭동까지 빚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는 현재 오름세다. 콩은 9일 3%나 올라 t당 612달러로 2008년 7월 최고치 609달러를 넘었다. 옥수수도 최근 값이 하루에만 5% 급등했다. 밀 역시 t당 298달러로 거래돼 사상 최고치 경신을 앞둔 상태다. 한국 식품 물가도 덩달아 뛰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월 경우 지난해 동월보다 6.4% 급등했다. 34개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 높은 인상률이다.

우린 해마다 많은 곡물을 수입한다. 국제 곡물시장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급률이 100%가 넘는 것은 쌀뿐이다. 1% 미만인 옥수수를 비롯해 밀 2%, 보리와 콩 20~30% 수준 등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 자급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들 곡물 대부분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농산물 수출국에서 들여온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1988년 이후 최악 가뭄이 덮쳤다. 중국은 가뭄, 홍수 피해로 애가 탄다. 러시아도 극심한 가뭄이라 한다. 우리가 국제 곡물 값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농산물 값은 서민 식탁과 직결된다. 서민 식탁을 위협할 농산물 값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국제 곡물 시장 흐름을 잘 점검하고 국내 수급 상황에 맞춰 물량 확보, 관세 조정 등으로 가격 상승을 막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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