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업주들이 알뜰주유소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알뜰주유소 확산으로 주유소 폐업이 이어지는 등 시장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기름값 부담을 덜 수 있어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산 정책을 반기고 있다.
◆알뜰주유소 10% 만든다는 정부
알뜰주유소는 기존 주유소들이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브랜드 정유사를 통해 구입하던 석유제품을 농협이나 한국석유공사에서 공급받는 형태다. 정부는 알뜰주유소가 중간 유통과정을 줄여 기존 정유사에서 공급받는 기름보다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판매 가격이 최대 ℓ당 100원까지 저렴해질 수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에 알뜰주유소 1호점을 열었다.
이후 전국에 알뜰주유소 554개가 문을 열었고, 대구에도 11개의 알뜰주유소가 영업 중이다. 정부는 2012년 알뜰주유소 전환 목표를 당초 700개에서 1천 개로 늘리고, 2015년까지 주유소의 10%인 1천300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대구는 440여 개 주유소의 10%인 44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알뜰주유소 1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알뜰주유소 사업자에 대해 소득세, 법인세, 지방세 등을 일시 감면해 주는 한편 2년간 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율을 10%에서 20%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또 기존 주유소 매입'임차비용, 알뜰주유소의 시설개선자금 최대 3천만원과 외상거래자금 최대 5억원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원활한 기름 공급과 가격의 추가 인하를 위해 삼성토탈의 신규공급, 전자상거래용 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석유공사는 해외 석유제품 직수입과 함께 저렴한 월말 현물구매 물량을 50%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다.
◆주유소협회, 反 알뜰주유소 궐기대회
소비자들은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을 반기고 있다. 실제로 현재 대구지역 11곳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천844.18원으로 전체 주유소 판매 가격 1천869.14원보다 24.96원 저렴하다. 또 알뜰주유소 주변 주유소들도 덩달아 가격을 내리는 '인하 유도'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들은 알뜰주유소 확산이 영업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한국주유소협회는 알뜰주유소 등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달 24일 오후 2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전국 주유소 업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알뜰주유소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협회는 업주 3천여 명 참석을 목표로 잡고, 전국 15개 지회에 공문을 보내 협회원들의 참석을 부탁했다.
협회 측은 "전국 주유소의 숫자가 2010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가 포화 상태인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새로 주유소를 설치하는 것은 업계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주유소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이번 주 내로 주유소마다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동맹 휴업 등에 관한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한 뒤 업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유소 영업환경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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