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환자나 보호자들은 신문·방송,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많은 의료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출처 불명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면 병을 키울 수도 있다. 때로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의사와 불필요한 갈등을 빚기도 한다. 좋은 의사를 만나 진료를 잘 받는 방법은 없을까?
◆의사를 귀찮게 하라?
의사는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가이며, 환자의 병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환자는 의학 정보에 취약해 의사의 지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회학자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권력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권력을 쥔 쪽은 의사다. 권력은 의사의 의학 지식과 축적된 경험 등에 기반을 둔다. 미국의 사회학자 파슨스(Parsons)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불균등한 관계'로 설정하고, 권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불균등한 관계에서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의료기관의 생존 경쟁, 환자의 권리 의식 신장 등의 영향으로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점차 대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환자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 때 필요성과 위험에 대한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 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에 대해서도 알 권리를 갖는다. 의사나 병원이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시술을 할 때는 사전에 환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특히 수술처럼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치료의 경우에는 반드시 환자에게 문서로 된 사전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의사는 검사나 치료 방법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해 줄 순 있지만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모든 선택의 주체는 환자 자신이다.
대구의 한 원로 내과전문의는 "일부 환자들은 눈치를 보지 않고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질문을 하는데 사실 의사를 귀찮게 할수록 환자들에겐 이득이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존경받는 의사 중 한 명인 이저도어 로젠펠드 뉴욕병원 코넬메디컬센터 교수는 저서 '환자에게 힘을'에서 "환자들은 어떤 약물치료나 수술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건강상태와 모든 대안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환자는 병원의 수술 실적과 성공률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며 병원 측은 이런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5분 만남'의 전략
'5분 진료'. 혹은 '3분 진료'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 진료환경을 빗댄 말이다.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의사나 병원이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진료를 받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의사를 만나러 갈 때는 미리 질문할 내용을 메모해 갖고 간다. 필기구도 챙겨가자. 의사들이 환자의 모든 질문에 대답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부터 질문하는 것이 좋다. 의사는 대체로 진료할 때 환자의 병력(病歷) 청취, 검사, 진단, 결정의 과정을 거친다. 의사가 이런 식으로 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많은 환자들이 진료실만 나오면 의사가 했던 말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의사의 말 속도가 빠르고 용어가 어려운데다 환자가 긴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의 병명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병원에 갈 때는 가족이나 친구 등 보호자와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사의 설명을 기록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의사의 말이 너무 빠르면 천천히 말해 달라고 부탁하고, 생소한 의학용어를 사용하면 쉽게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자. 특히 다른 질환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의사에게 약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의사를 선택할 때 고려할 사항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이라면 동네 의원을 찾으면 된다. 문제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에 걸렸을 때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안내서를 보고 자신의 병에 대한 전문 교수에게 진료를 받으면 된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거나 대학병원보다 진료과정이 복잡하지 않은 병원에서 진료 받기를 원한다면 품을 팔아야 한다. 신문 등 공신력을 가진 대중매체에 보도된 기사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아직 일부 질환에 제한된 것이지만 공인기관에서 발표한 병원별 수술 건수, 항생제 사용량, 수술 후 감염률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의사가 어느 병원에서 전공의(레지던트) 과정을 거쳤는지 확인해 보자. 의사의 임상 경험은 의과대보다 수련병원에서 쌓게 된다. 특정 진료과목이나 질환에 있어서 유명한 의사가 있는 병원에서 수련한 의사가 상대적으로 우수할 수 있다. 의사의 과거 경력도 살펴보자. 요즘 병원 안에 홍보 차원에서 의사의 경력을 게시한 경우가 많다. 어느 병원에서 근무했는지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대학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에 근무했다면 아무래도 중증 질환에 대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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