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뉴욕 징병 거부 폭동과 제퍼슨 데이비스

1863년 오늘 뉴욕은 무법천지로 변한다. 거리로 몰려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일랜드에서 이민 온 빈민들이었다. 성난 군중들은 징병사무소 등 관공서를 불태웠으며 급기야 흑인들을 공격하고 화형식을 벌였다. 폭도들은 "제퍼슨 데이비스 만세"를 연호했다. 제퍼슨 데이비스는 당시 미국 남부연맹의 대통령으로서, 링컨 미국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던 인물이다. 데이비스는 노예 제도 유지 등을 주장하면서 남부군을 이끌었다.

빈민들을 폭도로 만든 것은 미국의 새 징병법이었다. 3년 동안 계속된 남북전쟁으로 인해 병력이 부족해지자 링컨 미국 대통령은 이 법을 시행했다. 문제는 새 징병법이 300달러를 내면 군 복무를 면제해주고 대리 복무도 허용했다는 점이다. 앤드루 카네기, J.P.모건 등 많은 권세가들이 이 법 혜택을 받아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에 끌려간다는 불만 때문에 촉발된 뉴욕 징병 거부 폭동에는 5만 명이 가담했다. 100여 명의 사망자와 3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맨해튼 동쪽 지역이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가 발발 3일 만에 군대에 의해 진압됐다. 그 아수라장의 모습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 생생히 재현됐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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