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정치도 '패닉'… 대형 국책사업 파장 걱정

이상득 구속, 김형태 수사…정치적 입지 갈수록 불안

포항이 경제난에 이어 정치난까지 겹치면서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에 걸맞지 않게 정치적 구심점을 잃어버린채 정권말기에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의 형으로 만사형통(萬事兄通), 영일대군으로 불렸던 이상득 전 의원이 구속된 데 이어 이 전 의원의 지역구를 넘겨 받은 김형태 의원마저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어 포항의 정치적 입지가 어떻게 흘러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88년 포항남'울릉을 지역구로 13대 국회에 입성한 이상득 전 의원. 내리 6선에 성공하며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하는 등 24년 동안 포항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하며 정치적 기둥 역할을 해왔다.

포항은 현 정부들어 대통령의 형인 이 전 의원의 정치적 지원에 힘입어 국책사업을 끌어왔기에 그의 구속이 가져다 주는 충격파가 상당하다.

여기다 김형태 의원의 경우 제수 성추행 논란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이 된 데다 향후 사법적 판단이 어떻게 내려질 지 예측키 어려워 한동안 정치적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포항남'울릉 지역구가 새누리당의 사고지구당이 돼 현재 지역구를 이끌어갈 당협 조직위원장 선출을 위한 심사가 한창 진통을 겪고 있다.

이처럼 포항이 정치적 미아와 같은 상황에 놓임에 따라 포항시와 시민들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포항시는 당장 중앙정부를 상대로 정치적 교두보 역할을 할 창구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국비 확보를 위한 든든한 지렛대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포항시가 중앙정부에 요청한 국책사업 예산은 1조7천억원대에 달하지만 현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지원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회사원 김현철(46'포항시 창포동) 씨는 "포항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함에 따라 포항이 추진하고 있는 영일만대교 등 대형 국책사업들이 중앙정부로부터 홀대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앞으로 포항시와 지역 정치권 등이 합심해 모든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예산배정 등에서 푸대접을 받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경실련 이재형 사무국장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 터지고 말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포항 정치권도 악습의 고리를 끊는 등 자정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재 포항은 정치적 공백 상태인데 앞으로 지역에서도 굳이 새누리당이 아니더라도 지역정서에 맞는 인물이라면 구태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참신한 인재를 키워나가는 등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정치적 불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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