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준비는 끝났다 10-10 감동만 남았다

"세계 톱10 사수 이상 무."

준비는 끝났다. 17일 간(28일~8월 13일'한국시간) 매일 매일 각본 없는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 낼 245명의 태극 전사들은 4년간 흘린 땀방울의 결실만 기다리고 있다. 64년 전, 선배들이 태극기를 품고 처녀 출전했던 런던, 바로 그곳에서 후배들은 세계 70억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애국가를 울리며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남은 땀 한 방울까지 쏟아내고 있다.

◆처음 태극기 품은 1948년 런던

1948년 대한민국은 식민지 36년 동안 감춰놓았던 태극기를 꺼내 들고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경비를 마련하려 올림픽후원권(복권'한 장에 100원)을 발행해 모은 수익금 8만달러를 들고서였다. 그해 6월 21일 서울 종로2가 YMCA 회관에 집결한 선수단은 국민들이 빚어낸 태극기 물결을 헤치며 서울역까지 거리행진을 했고, 헌법 제정으로 여념이 없던 초대 국회도 선수단에 격려 메시지를 건넸다.

눈물로 선전을 다짐한 67명의 태극전사에게 런던행은 역경 그 자체였다. 여비가 넉넉지 않아 선수단은 부산에서 하카다-요코하마(일본)-상하이(중국)-홍콩까지 배를 탔다. 홍콩서 비행기에 올랐지만 방콕(태국)-뭄바이(인도)-바그다드(이라크)-카이로(이집트)-로마(이탈리아)-암스테르담(네덜란드)을 차례로 거쳐 런던에 도착하기까지 무려 20일이 걸렸다.

피곤함에 지친 몸을 누일 곳도 마땅치 않았다. 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으로 변변한 숙소가 없어 경기장 인근 학교의 교실에 짐을 푼 선수단은 단체로 새우잠을 자며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7월 29일 엠파이어 스타디움(구 웸블리구장)서 열린 개막식. 1936년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 올림픽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손기정 옹(작고)은 손에 든 대형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올림픽으로 가는 길을 뚫었다.

역도 73㎏급에서 김성집은 동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1호 메달의 감격을 전했고, 복싱 플라이급 한수인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59개 참가국 중 종합 순위 32위를 차지했다.

◆'톱 10' 애국가를 울릴 준비 끝

선배들이 힘들여 뚫어 놓은 올림픽 길 덕분에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10위) 이후 2000년 시드니 대회(12위)를 제외하고는 줄곧 '톱 10'에 이름을 올리며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동방의 이름 없던 작은 나라 코리아는 64년이 흐른 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 IT 기술 강국,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케 하는 K팝 등 세계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런던에 입성한다.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결단식을 하고 필승을 결의한 한국 선수단은 이번 올림픽에서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국가별 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노린다. 선수단은 총 22개 종목에 출전하며 임원 129명과 선수 245명으로 구성됐다.

총 26개 종목 가운데 농구, 테니스, 승마, 카누에서는 출전권을 따지 못했고, 선수단도 210명이 출전했던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최소 수준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에 처음으로 훈련캠프를 마련하는 등 세계 톱 10 의지는 강하다. 런던 브루넬대학에 차린 훈련캠프는 선수들이 시차에 적응하면서 자유롭게 운동하는 것을 돕는다. 실내 육상트랙을 비롯한 각종 최신 설비의 체육 시설을 갖춰 세계적인 훈련 캠프로 주목받는 곳.

대한체육회는 선수단에 한식과 균형잡힌 특별 식단을 제공하려 태릉선수촌의 조리팀을 파견하고, 종목별 전담 의무지원팀뿐만 아니라 기술분석 측정평가, 심리분석 등을 책임질 한국 체육과학연구원의 전담팀을 머물게 해 경기력을 책임진다. 선수단과 코치진 외에도 80여 명의 훈련 파트너가 동행해 태릉 선수촌 못지않은 훈련 환경을 조성해, 실전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선수단 본진은 20일 런던으로 출발해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서고, 대회 개막식 때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는 기수는 선수단에서 최고령'최장신인 핸드볼 대표팀 윤경신(39'203㎝)이 맡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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