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경제계에서 여성은 약자입니다. 실력을 갖추고 서로 단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죠."
대구경북 여성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정보를 나누는 '2012 대구경북 여성경제인대회'가 이달 17일 열린다. 전국 지자체 중 대구경북에서만 유일하게 열리는 이 대회에는 지역 여성경제인 300여 명이 참가한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경북지회의 김숙희 회장은 '단합'에 큰 의미를 뒀다.
김 회장은 "최근 여성 기업인과 관련된 다양한 단체가 생겨나면서 여성경제계가 다소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여성경제인대회는 여성 기업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를 나누고 뭉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여성들의 경제계 진출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 기준 대구경북 여성경영인은 13만6천여 명으로 2000년(11만4천568명)보다 19.2% 증가했다. 전체 사업체에서 여성이 경영하는 사업체 비율도 2000년 35.67%에서 2010년 39.67%로 늘었다. 여성 경영인들의 활발한 사회 진출로 여성이 기업을 운영하는 환경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여성 기업인은 남편이나 남성 가족이 보증을 서야만 사업자금을 대출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죠. 여성에 대한 사회 인식이 개선되고 1999년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생기는 등 여성의 권리를 대변하는 단체들이 생겨나면서 기업 환경도 친여성적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여성 기업가는 여전히 경제계에서 약자다.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 때문이다. 사업을 진행하거나 입찰을 받을 때 학연 등 인맥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접대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김 회장은 이런 경영 분위기 속에서 여성 기업인이 살아 남으려면 '실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같은 실력의 남성 경영인과 1대1로 겨루게 되면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추는 수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여성 경제인들의 실력 향상을 돕기 위해 협회에서는 CEO MBA 등 교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CEO MBA 과정이다. 올해로 5년째를 맞는 이 교육은 매년 40명의 정원을 넘어설 정도로 신청자가 많다.
김 회장은 "차세대 CEO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이 결국 미래의 경영인이 되고 여성의 경제계 진출이 더 많아지면 여성 지위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17일 열리는 대구경북 여성경제인대회처럼 단합할 수 있는 기회도 여성 경제인들의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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