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1번지 여의도, 대선주자 선대본부도 '1번지'

여야 주자들 캠프 어디에 차렸나

12'19 제18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여야 주자들이 '명당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대선 가도에서 '야전사령부' 역할을 할 선거대책본부의 입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대부분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선거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줄 현역 국회의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요 정치 이벤트들이 집중되는 여의도에 캠프를 마련할 경우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취재진, 중앙당사와의 접근성도 뛰어난데다 단기 임대가 가능한 건물이 많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여의도가 정치1번지이기 때문에 각종 정치 인프라가 충분하고 보좌 스태프는 물론 지지자들이 찾기에도 편리하다"며 "서울대 주변에 고시촌이 형성되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근혜 후보는 대하빌딩(2층)에 캠프를 꾸렸다. 1997년 대선 승리를 거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캠프가 있었던 곳이라 명당 중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총괄본부 산하에 전략기획팀, 메시지팀, 일정팀, 정책팀, 조직팀 등이 움직이고 있다. 캠프 규모는 5년 전에 비해 4분의 1로 줄였지만 정책 부문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고심 끝에 새누리당 대선 경선 출마를 결정한 김문수 후보는 남중빌딩 4층에 캠프를 마련했다. 김 후보는 전문가 집단보다는 자신과 깊은 인연을 쌓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구성하고 있다. 남중빌딩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10년 지방선거 때 캠프를 차려 재선에 성공, 역시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임태희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당사가 입주한 한양빌딩(9층)에 선거대책본부를 마련했다. 이 빌딩은 대통령 두 명을 배출한 곳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1997년 대선 당시 국민회의 당사가 입주해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7년 대선 당시엔 한나라당 당사가 있었다.

김태호 후보는 성우빌딩에 경선 캠프를 차렸다. 김 후보는 젊은 후보답게 캠프에서 일하는 실무진들도 젊은 인사들로 구축했다. 안상수 후보는 여권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여의도 밖인 마포 현대빌딩에 캠프를 꾸렸다.

야권 대선 주자들 역시 여의도에 캠프를 마련하고 경선에 임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캠프는 여의도이긴 하지만 국회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금융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열린 캠프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증권거래소 건너편 동화빌딩 5층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 공보팀, 조직팀, 메시지팀 등의 실무진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는 국회 앞 여의도 신동해빌딩(11층)에 선거대책본부를 마련했다. 손 후보는 일찍부터 여의도에 둥지를 틀고 대선을 준비해왔으며 현재 661㎡(200평) 규모의 사무실에서 전략기획과 메시지, 공보, 조직 등 40여 명의 실무진이 움직이고 있다.

정세균 후보는 금영빌딩 7층에 위치한 두뇌집단 '국민시대'의 사무실을 오랫동안 사용해오다 최근 여의도 기계회관 6층 사무실을 하나 더 냈다. '국민시대' 사무실이 조직을 맡고, 새로 얻은 사무실에선 전략과 공보를 다루고 있다.

김두관 후보는 손학규 후보와 같은 빌딩인 신동해빌딩 5층에 야전사령부를 꾸렸다. 김 후보는 '작고 스마트한 캠프'를 지향한다. 김 후보는 그동안 지지자모임 사무실을 활용해 왔으나 최근 캠프가 본격 가동되면서 분가했다.

조경태 후보는 '화이부동'이라는 지지자모임 사무실을 활용해 왔으나 다음주부터는 국회 맞은 편 진미파라곤 빌딩에 정식으로 캠프를 오픈할 예정이다. 김영환 후보는 인근 LG에클라트 빌딩에 캠프를 열었다. 조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오피스텔을 캠프로 활용하며 초경량, 초슬림 캠프를 지향하고 있다.

이 밖에 15일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박준영 후보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캠프를 꾸렸다.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김한길 최고위원이 캠프를 꾸렸던 곳이다. 민주당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여의도를 벗어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단 경선이 본격화하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움직이고 그에 따라 넓은 사무공간이 필요하게 된다"며 "여의도 사무실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별도의 사무실을 늘려가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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