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정희의 5·16 혁명인가, 쿠데타인가

홍사덕 위원장 발언 두고 설전…야권·비박 주자들 잇단 이슈화 발언

12월 대선을 앞두고 5'16의 재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서 재점화됐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은 박 후보 대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홍사덕 전 의원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홍 위원장은 이달 11일 5'16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포은(정몽주)에게 물으면 역성 혁명이라고 하겠지만 (손자인) 세종대왕에게 물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 후보도 세종대왕과 같은 입장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5'16이) 구국의 혁명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홍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박 전 후보의 생각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박 후보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5'16은 구국을 위한 혁명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야권은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1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5'16은 군사쿠데타라고 교과서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데 박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해서 쿠데타가 혁명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돌아가셔서 내란죄를 묻지 않았을 뿐인데도 5'16을 혁명이라고 미화하면 앞으로 쿠데타를 계속하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비판했다.

대권 경쟁에 나선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이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역사적 사실이니까 (뭐라고 부르든) 크게 논란이 될 게 있겠느냐"며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당시 박정희 장군을 비롯한 본인들이 권력을 빼앗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쿠데타 주체들이 구국의 혁명이라고 말해야지 뭐라고 말하겠나"라며 "본인들이 무슨 말을 붙이든지 쿠데타"라고 못박았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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