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달 새 학생 갑절 늘어난 '가창초교 기적'

도심 속 시골 자율학교 운영…외국어 특화·다양한 문화교육

'학생들이 돌아오는 시골학교'. 외국어교육 중심 행복학교인 가창초교는 최근 두달 새 학생 수가 두배로 늘면서 도심 속 시골학교의 좋은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대구시 교육청 제공

"학원이 없어도, 학생들이 밀려오네."

대구 도심에서 승용차를 타고 가창교(청도 방면)를 지나면 10여 분 걸리는 가창초등학교.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푸른 논밭이 전부인 이 학교에 최근 도심 학생들이 줄지어 입학하면서 '작은 기적'을 만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가창초교는 지난 5월 시교육청으로부터 '행복학교'(자율학교)로 지정된 후 2개월 만인 현재 46명이던 학생 수가 105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전학생이 많은 2, 3학년 학급은 이미 정원을 다채워 대기자가 생길 정도다.

한때 학생이 줄어 폐교를 걱정해야 했던 가창초교는 '사교육이 필요없는 전원학교'라는 비전으로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율학교인 가창초교는 수업 시간표를 탄력적으로 운영,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교육을 특화했다. 주당 영어 수업이 1, 2시간인 다른 초교와 달리 이곳에서는 무료로 운영되는 방과후학교를 포함해 주당 6시간 영어를 가르친다. 중국어도 1학년 때부터 매주 2, 3시간 방과후학교에서 배운다.

매주 '토요문화학교'에서는 미술, 바이올린, 태권도, 컴퓨터, 수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도심 학교 못지않은 문화교육 체험을 제공한다. '가창달인제'라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한자, 컴퓨터, 태권도 등 8가지 종목을 1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가르친다.

점심 시간에는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각종 채소를 반찬으로 나눠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올 3월 공모교장으로 부임한 이상근 교장은 "행복학교 운영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직접 학교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전학 문의를 하는 학부모들도 많았다"며 "전학생 중에는 2, 3학년이 가장 많고 절반 가량은 수성구에서 전학을 온 경우"라고 말했다.

수성구 가까운 곳에선 시내버스로 10~2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일부 전학생 학부모들 중에는 직접 승용차로 자녀를 통학시켜야 하는 수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

이 교장은 "학부모들이 진정 목말라하는 것을 학교가 만족시켜준 결과"라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사교육 부담 없이 행복하게 자라나는 모델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아토피 치유학교'(대구서촌초)에 이어 올해 '예'체능 중심학교'(대구유가초), '외국어 중심학교'(대구가창초) 등 3개 행복학교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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