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사이클선수단 사고 자전거 경매 논란

찌그러진 자전거 6대 보험사 잔존물로 올라

지난 5월 1일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한 상주시청 사이클 선수단의 것으로 추정되는 찌그러진 자전거 6대가 14일 '보험사 잔존물'로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당시 선수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충격적인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파손 유류품을 경매에 부쳐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하고 있다. 보험사 잔존물이란 보험에 가입된 물품이지만 사고로 인해 본래의 가치가 일부 또는 현저하게 소실된 제품으로, 대개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지급한 뒤 손실을 메우려고 유류품으로 판매한다.

경매사이트에 해당 자전거를 올린 보험사 잔존물 처리업체는 "사진상 보이는 그대로 전부 매각대상이며 휘거나 깨진 상태"라고 설명하며 최초 판매가로 100만원을 책정했다. 업체는 '5월 1일 발생한 교통사고 관련 물품'이라고 명시했는데, 이날은 상주시청 소속 사이클 선수단 7명이 참변을 당한 바로 그날이어서 상주시청 사이클 선수단의 유류품이 맞다는 해석과 함께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문제의 경매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보험사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세상엔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가족이 저렇게 돼도 100만원에 팔 작정인가?" "비명에 간 선수를 생각한다면 빨리 게시물을 지워라" 등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항의 차원에서 당초 100만원에 시작된 입찰가격을 21억4천500만원까지 올려놓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판매자 측은 현재 '판매정지'를 이유로 이 자전거들의 판매를 마감한 상태다.

이 같은 소식에 상주시민들도 "고인을 욕보이고 아픈 상처를 되살리게 하는 것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 박모(65'상주시 남성동) 씨는 "다 찌그러진 자전거를 어떤 의도로 경매사이트에 올렸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면서 "차라리 문제의 자전거를 상주자전거박물관에 보관해 불의의 사고로 숨진 선수들의 넋을 위로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일 오전 9시 50분쯤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25번 국도에서 25t 화물차량이 앞서가던 승합차와 사이클선수를 덮치는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훈련 중이던 선수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선수 3명과 감독 등 4명이 크게 다쳤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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