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이 각광받고 있다.
금리인하기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채권이다. 이번에도 눈길이 몰린다. 13일 한국은행이 금리를 연 3.25%에서 0.25%포인트 내린 3.00%로 전격 결정한 뒤 경기가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진 직후다. 유로존 문제가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고 국내 경제 역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3분기 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정책의 목표가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안정형으로 평가받는 상품들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위험이 적은 상품에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채권형펀드
최근 3개월 이상 주식시장이 맥을 못 추면서 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뛰어넘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채권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43%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1.18%를 기록했다. 최근 1년, 2년 수익률도 채권형펀드가 주식형펀드보다 높다. 특히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발표 효과에 힘입어 채권형펀드의 지난 한 주간 수익률은 0.77%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채권형펀드 성장세에서 잘 드러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외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3조7천68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4천52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반면 해외 주식형펀드(28조9천658억원)는 올해 2조8천140억원 줄었고, 해외 혼합형펀드(3조648억원)도 3천320억원 감소했다.
채권형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는 결국 수익률이다. 해외 채권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29%로 펀드 유형 중 가장 높다. 손실을 보고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0.92%)나 해외 주식형펀드(0.40%)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채권ETF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시장 수익률을 좇는 채권ETF 가격도 급등했다. 12일 10년 국고채 수익률을 추종하는 KOSEF 10년 국고채 ETF는 단 하루 만에 1.64% 올랐다. 10년 국고채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10년 국채선물 ETF도 1.79%나 뛰었다. 채권ETF의 연간 기대수익률이 3~4%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만에 1년 수익의 절반을 올린 셈이다.
채권ETF 가격이 뛴 것은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금리도 떨어졌고 그만큼 채권 자체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만기가 긴 채권ETF 일수록 금리 변동에 민감해 10년 만기 채권ETF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단기채권 ETF도 관심을 끈다. 삼성자산운용이 올 2월 22일 상장한 '삼성 KODEX 단기채권 ETF'가 순자산 4천억원을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국내 상장된 채권형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증시가 조정 받기 시작한 4월 중순 이후 대기자금이 늘면서 3천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국고채, 통안채에만 투자하는 안정성, 머니마켓펀드(MMF) 대비 저렴한 보수, 고객예탁금보다 높은 이자율 등이 부각되면서 개인 및 기관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 또 안전
개별종목 또는 지수와 연계해 수익을 내는 ELS의 인기가 유럽 재정위기 여파 등으로 시들하자 증권사들은 원금손실 구간을 대폭 낮춰 위험을 줄이는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각 증권사는 원금손실 한도를 최초 기준가의 40∼50%까지 낮춘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금손실 한도를 최초 기준가의 45%까지 낮춘 상품을, 동양증권은 원금손실 한도를 35%까지 낮춘 상품을 출시했다.
안전자산에 절세를 결합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물가연동국고채와 브라질국채, 연금저축 등이다. 물가연동국고채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분만큼 채권의 원금이 늘어나고 원금 증가분엔 세금이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 절세상품이다. 이자분에는 세금이 적용되지만 동일한 수익률의 상품에 비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언제든지 중도 환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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