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왕초 품바 '술꾼' 되다

1인극 이계준씨 새 도전…디오니소스 신화 접목

# 술 통해 서민의 삶 표현

'왕초 품바' 30년 인생의 배우 이계준(52·극단 깡통 대표) 씨가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18일부터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 1인극 '품바대장 술꾼'이라는 작품을 공연하는 것. 이 연극은 봉산문화회관이 올해 기획한 프로그램인 '봉산 모노드라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이 씨는 기존과는 다른 또 다른 품바로 분할 예정.

"기존 왕초 품바의 작품세계에다 그리이스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를 접목한 독특한 작품이죠. 대학로의 대표적인 다작 작가인 최송림 선생이 자신의 작품인 '술꾼'을 왕초 품바 작품에 덧씌웠죠."

왕초 품바가 전통적인 한국의 색채라면 이번 작품은 한국과 이국적인 색채가 조화를 이룬다. 창(唱)과 병신춤, 상엿소리, 꼽추 춤 등 왕초 품바의 전통적인 기법에다 재즈와 라틴댄스, 마지막에 술타령, 심지어 게이 쇼까지 다양한 장르가 작품에 녹아있다.

"주인공은 어릴 때 이웃 양조장에서 술지게미로 굶주린 배를 채우고 학교에서 붉어진 얼굴과 냄새로 선생님에게 종아리를 맞기 일쑤였죠.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술꾼'이라는 별명을 얻죠. 그런 그가 영화배우를 꿈꾸며 충무로로 상경해 겪는 성공과 실패, 사랑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이 작품의 줄거리죠."

이 씨는 이번 작품이 연기인생의 또 다른 실험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 봄까지 대구경북에서 200회 가까운 왕초 품바 공연을 펼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누적관객이 1만 명이 넘을 만큼 중년층 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이번에 또 다른 1인극에 도전하는 것이다. "1인극은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에 어느 연극보다 힘들어요. 하지만 1인 다역에서 오는 매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죠. 배우 스스로 각종 장르와 역할을 소화하면서 변신해가고 그 속에서 관객과 늘 가까이하잖아요.

이 씨의 기대는 크다. "품바는 맛깔스런 소리로 우리 서민을 대변해왔죠. 이번에는 거지가 아닌 술을 통해 서민의 삶을 노래하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품바가 탄생하는 것이죠." 문의)1566-7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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