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종문의 펀펀야구] 구단 증설 <하>

프로야구도 자본전쟁 시대 구단 증가 땐 부작용 심각

새로운 구단이 증설되면 가장 반기는 쪽은 선수다. 줄곧 2군에서 이름을 묻어 둘지도 모를 선수들이 1군으로 진출하는 기회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난 자금력으로 뛰어드는 신생구단 덕분에 보유제한에서 풀리는 자유계약 선수도 몸값이 덩달아 치솟아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야구 관계자 또한 커진 무대에서 일자리와 보수가 늘어날 것이고 야구산업도 덩달아 변한다. 팬들로서도 손해 볼 것이 없다.

기회가 없어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선수들이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로 떠오르는 반전을 즐길 수도 있고 커져 버린 시장에서 우수선수 확보를 위한 구단 간의 치열한 경쟁이 일상의 큰 재미로 다가올 수도 있다.

운이 좋으면 자신이 거주하는 도시에 새로운 구단이 탄생해 더 큰 흥미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판도라의 상자는 열려 프로야구는 격동의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메이저리그는 1960년부터 도시의 발달로 인구가 늘면서 구단 증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존 구단들에는 거대 구장을 제공하는 새로운 신흥도시로 진출할 기회가 도래했으며 막대한 자본가들이 프로야구사업에 뛰어들기를 갈망하면서 구단의 가치는 상승 가도를 달렸다.

덕분에 1990년대 초반까지 12개 구단이 증설되었지만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구단들은 매각되거나 연고지가 바뀌는 구단도 생겨나면서 곳곳에서 흥망성쇠가 일어났다.

초기에는 제한된 선수 속에서 구단이 증가해 선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너리그에서 대량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서 일부 진가를 발휘한 선수도 있었지만,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한동안 리그의 질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전 세계로 시선을 돌려 우수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한편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기량도 증가해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더 큰 무대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됐다.

신흥재벌이 가세한 신구단은 풍부한 자금력을 동원해 우수 선수 확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우승을 도맡아 하던 전통의 명문구단들이 사라졌고 순위 경쟁에도 매년 지각변동이 생겨났다.

이러한 현상은 연봉의 폭등현상을 불러와 자금력이 떨어지는 구단은 자연스럽게 도태됐다.

운영 전반에 걸쳐 자금의 규모가 달라진 것이다. 물론 수입도 크게 증대했다.

과거 도심 속의 구장은 작고 낡았으나 도시의 발달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도심의 외곽지에 대형 야구장을 신축함으로써 입장객이 증가해 주차장 및 식음료 등의 수입이 수십 배 증가했다.

또한 중계권 수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트레이드를 통한 수입도 자연 배가했다.

프로야구가 본격적인 자본 전쟁의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구단의 증설은 야구의 열기나 시대의 흐름에 비춰볼 때 불가피한 요구지만 엄청난 변화가 뒤따라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구단은 만년 하위에 머물 수도 있고 경쟁에서 도태되어 인수 구단이 없으면 자칫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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