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에서는 "TK 초선(初選) 국회의원들은 약체(弱體)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이 오가고 있다. 19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 두 달이 가깝지만 소신을 갖고 능동적으로 의정 활동을 하는 대구경북 초선의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3선 의원은 "지역 의원들이 모인 자리가 있었다. 의원총회든 대정부질문이든 당당하고 자신 있게 소신을 밝혀야 한다고 권유했지만 나서는 이가 없더라"며 "주눅이 들어 있는 모습에 좀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모든 의사결정을 의원총회를 통했다. 정두언 의원도 체포동의안에 대해 의총에서 신상발언을 했고, 이한구 원내대표가 사퇴했을 때에도 의총이 열려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대구경북 초선들 중 입장을 표하거나 당에 요구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대구 출신인 강은희 의원(비례대표)만이 "이 원내대표의 사퇴가 너무 갑작스레 이뤄졌다. 이런 식으로 사퇴가 반복되면 당이 혼란스러워진다"는 취지로 발언했을 뿐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의총은 성별, 선수(選數), 당직 여부 관계없이 그야말로 당의 모임이고 자유로운 자리인데 TK 재선급 이상은 좀 보이는데 초선들은 어디 숨었는지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18일부터 나흘간(주말 제외) 열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지역 초선의 명단은 단 한 명도 없다. 정치, 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대해 국정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대정부 질문이 그야말로 지역 초선들에겐 '남의 리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여야 합해 모두 52명의 의원들이 질문자로 나서고 이 중 초선이 25명이나 되는데도 11명이나 되는 TK 지역구 초선은 명단에 한 사람도 없다.
대정부 질문은 당 지도부에서 질문자를 뽑는 게 아니라 스스로 요청해 관철하는 형식이어서 지역 초선들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정부 질문을 하는 의원은 새누리당 초선이 12명, 민주당 등 야당은 13명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울, 경기, 대전, 부산, 충남, 인천 등 대구경북을 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초선들이 대정부 질문에 나섰다. 대구경북에서는 재선급의 이철우 의원이 정치 분야에서, 김광림'이한성'김재원 의원이 경제 분야 질문자로 나섰을 뿐이다. 통일'안보 분야나 교육'사회'문화 분야 질문자는 선수 구분없이 TK에서는 단 한 명도 없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 초선 의원들이 '지역구 의원'으로서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라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어렵게 당선된 의원들이 "TK 의원은 임명직 아니냐"는 농을 건네곤 하지만 국회 안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덩치를 키워 각자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청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에 가려 TK 의원들의 활동 폭이 좁았지만 이번 대선 이후부터는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초선 의원들이 더욱 소신을 갖고 자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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