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보 인근 침수사고…국토관리청이 배수개선 요구 묵살

칠곡군의회 4월부터 대책 주문

낙동강 칠곡보 상류 포남제1배수문 낙동강 쪽 수위가 25.4m를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배수문 반대쪽에는 아직 빠지지 않은 물이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칠곡·이영욱기자
낙동강 칠곡보 상류 포남제1배수문 낙동강 쪽 수위가 25.4m를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배수문 반대쪽에는 아직 빠지지 않은 물이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칠곡·이영욱기자

이달 13일 발생한 칠곡군 석적읍 낙동강 칠곡보 상류의 포남제1배수문 인근 도로와 농경지 침수사고(본지 16일자 6면 보도)와 관련, 이미 4월부터 칠곡군과 칠곡보 감리단 등이 '침수 피해'를 우려해 부산국토관리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기관이 낙동강 수위 상승에 따른 침수 대책회의를 갖고 부산국토관리청에 배수개선을 요구한데 이어 주민들과 칠곡군의회까지 나서 대규모 배수펌프장 설치를 요구했으나 부산국토관리청은 4개월 동안 대책을 외면, 비판을 사고 있다.

포남제1배수문은 낙동강 25공구 사업과정에서 기존 자연배수를 하던 배수문 자리에 재설치한 것으로, 배수문 바닥의 높이는 기존과 같은 해발 22m이다.

하지만 낙동강사업으로 배수문 너머의 평상시 강 수위는 예전에 비해 7m 이상 높아진 25.5m(칠곡보 관리수위)이고, 최대홍수위는 29m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배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상시배수와 집중호우에 따른 대규모 배수가 필수이지만, 25공구 사업 당초 설계에는 대규모 배수펌프장은 고사하고 상시펌프장 설치도 반영되지 않았다. 포남제1배수문 주변은 강 수위 차이에 따라 집중호우에 따른 배수능력 부족으로 침수우려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칠곡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 일대 낙동강은 그동안 수위변화가 없다 칠곡보가 완성된 올 3월부터 보에 물을 채우면서 포남제1배수문 너머의 수위가 높아졌다,

결국 4월 4일 칠곡군 석적읍 관계자가 포남제1배수문 인근의 남율갯벌들 배수로로 낙동강물이 역류하는 것을 처음 발견해 이를 군에 보고했고, 다음날 칠곡군, 25공구감리단, 설계회사 등이 낙동강 수위 상승에 따른 배수문 안쪽(제내지) 침수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갖고 부산국토관리청에 배수개선을 요청했다.

이후 석적읍 주민들이 부산국토관리청에 대규모 배수펌프장 설치요구 건의서를 제출하고, 칠곡군의회가 부산국토관리청을 찾아 남율갯벌들 침수방지를 위한 펌프장 신설 요구를 하는 등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남율갯벌들 침수는 낙동강사업과는 무관하다"며 "배수개선을 위해 상시펌프장(분당 10t용량 배수펌프 3기)을 설치해 비홍수기에 운영하고, 홍수시에는 낙동강의 수위를 낮춰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상시펌프장은 6월 공사가 시작돼 8월말 완공할 예정이다.

칠곡군과 석적읍 주민 등은 "부산국토청이 내놓은 대책은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한 것"이라며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예방을 위해서는 분당 1천t가량의 대규모 배수펌프장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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