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달로 미뤄진 '여름의 신부' 모셔라

유통가 7·8월 웨딩 마케팅

상반기 윤달(4월 21일~5월 20일)에 소화하지 못한 결혼 수요가 7, 8월에 몰리면서 유통가에서는 때 아닌 웨딩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예비 부부가 대구백화점 가전 매장에서 혼수 가전을 둘러보고 있다.
상반기 윤달(4월 21일~5월 20일)에 소화하지 못한 결혼 수요가 7, 8월에 몰리면서 유통가에서는 때 아닌 웨딩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예비 부부가 대구백화점 가전 매장에서 혼수 가전을 둘러보고 있다.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유통가에 '웨딩 마케팅'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상반기 윤달(4월 21일~5월 20일)에 소화하지 못한 결혼 수요가 7, 8월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통상 여름은 무더위와 휴가 때문에 결혼을 피하는 계절이지만 올핸 비수기에도 혼수 예약과 웨딩 용품 매출이 평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웨딩업계에 따르면 7, 8월 웨딩 예약 건수가 20%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 등 갈수록 결혼 수가 적어지는 데다 비수기임을 감안할 때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여름 웨딩 증가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백화점. 전반적인 매출 부진 속에서 유독 혼수 상품만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는 등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7, 8월 결혼을 준비하는 고객(웨딩 마일리지 회원 기준)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59.6%, 12.9% 증가했다. 또 상반기 웨딩 회원 매출 성장률은 12.8%였지만 윤달이 끝난 후 43.7%나 됐다. 예비부부들이 여름 결혼을 앞두고 본격적인 혼수 장만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윤달 후 1개월간 가전'가구'주얼리 등 혼수 관련 제품 판매 신장세가 뚜렷했다. 까르띠에'불가리 등 여성 예물로 인기가 높은 주얼리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40%를 기록했다. 주방용품 매출도 두 배 이상 늘었고 커플룩으로 주로 구매하는 스포츠 의류 부문 역시 230% 신장세를 나타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년 동안 동기간 10% 초반대였던 웨딩 매출 신장률이 올해는 윤달 이후 9배나 증가했다. 남성 예복용 정장역시 30%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혼수용품 구매가 늘면서 유통업체들도 여름 웨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혼수 구매 고객이 구매금액 단계에 따라 5% 상당의 대백상품권을 주는 '100일간의 웨딩스토리'를 진행 중이다.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가 행사 참가 신청을 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매장에서는 29일까지 '더블 사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더블마일리지 적립 행사는 기존 가전 구매 시 구매금액의 50%만 사은행사에 인정되지만 이 기간 동안은 구매금액의 100%를 적립해 준다.

대백프라자 남형수 생활팀장은 "혼수 구매 고객이 지난달보다 20% 이상 늘었다"며 "앞으로도 혼수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웨딩 관련 매출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은 16일부터 침대 특가 기획전을 열고, 23일부터는 가구 초대전을 열어 예비부부 고객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웨딩클럽에 가입한 고객에게 증정하던 상품권도 '구매 금액의 3% 이상'에서 '5% 이상'으로 금액을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혼수 예물 트렌드 관련 DM을 발송할 예정이며 결혼가구와 가전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상품권 행사를 시작한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불황을 뚫기 위해 백화점들이 '균일가 할인전'에 '반값 기획전' 같은 별별 할인 행사를 열어도 고객이 발길을 잡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지만 예비 신랑신부들은 확실한 수요층"이라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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