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학의 심층 면접 강화 움직임 경계해야

서울대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의 주요 사립대가 수험생의 인성평가를 2013학년도 입학시험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수시전형이지만, 서울대와 고려대는 일부 계열 정시에서도 인성평가를 하고, 일부 대학은 예술'체육 체험 활동에다 합숙 면접도 계획 중이다. 대학이 일제히 인성검사 항목을 강조하는 것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학교 폭력 때문이다.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 입시에 반영하면, 학교 폭력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주객이 거꾸로다. 현재 공교육은 대학이 요구하는 복잡한 입시 전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일수록 더 심하다. 이는 비슷한 성적을 낸 서울과 지방 고교의 상위권 대학 진학 학생 수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더구나 현재 인성검사를 반영하겠다고 밝힌 대학은 대부분 상위권 대학이다. 특이한 스펙이 없으면 내신 성적이 대부분 1등급이어야 수시 원서를 낼 수 있는 곳이다. 정시로 비교하면 2% 이내의 최상위층이다. 이는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공교육에다 최상위의 실력과 인성, 거기다 체육, 예술 활동 등 모든 방면에서 완성된 학생을 키워내라는 것과 같다.

그동안 대학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수시전형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내신 성적에 대한 불신과 쉬운 수능에 따른 변별력 상실을 이유로 복잡하고 어려운 전형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대학 입시 전형 수가 3천 개나 된다. 여기서 경계할 것은 대학의 심층 면접 강화 움직임이다. 앞으로 조금씩 강화해 본고사에 버금가는 수준의 면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수험생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을 주는 입시는 대학 스스로 지양해야 한다. 정부도 대학의 이런 움직임을 철저히 차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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