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식시장 장기 침체에 증권사들 '한숨'

수익 54.9% 감소, 투자자예탁금도 최저

"당장 우리 실적이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증권업계가 유럽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내수부진의 악재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눈에 띄게 줄면서 증권업계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 침체와 상품운용 일부 손실, 각종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증권사들의 회계년도 1분기(4~6월)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도 자신들의 성적이 나쁠 것임을 대외적으로 공포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한국'대우'우리'키움'미래 등 6개 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이 1천362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54.9%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결국 거래대금 축소가 실적부진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10개 증권사의 1분기 순이익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경우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예상은 거래량과 거래대금 급감 때문이다.

향후 기대감도 낮다. 주식시장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8일 투자자예탁금은 16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7월 5일(16조1천803억원)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의 주력 수익원인 중개수수료 급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업계에 리스크 관리를 특별히 당부하고 나섰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사'투자자문사'부동산신탁회사 등 25개 금융투자회사 CEO와 금융투자협회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유럽 재정위기 심화 등 국내외 여건 악화에 대비해 주가, 금리 등 시장 리스크 변동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등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원장은 특히 증권업계에 쓴소리도 내놨다. 지금과 같이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변화에 민감하고 경쟁 심화로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증권사 영업이익 대비 위탁매매수익 비중은 2009년 49.9%에서 2010년 44.3%, 지난해 44.2%로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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