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보는 한의학] 요통의 치료

허리 주변 신경 근육 튼튼하게…고정된 허리 자세 가급적 피해야

한방에서는 어느 정도 척추 변형이 있더라도 주변 조직인 신경 근육들이 튼튼해진다면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한방에서는 어느 정도 척추 변형이 있더라도 주변 조직인 신경 근육들이 튼튼해진다면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면 언뜻 디스크를 떠올리지만 디스크는 수많은 요통의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진단을 위해 CT, MRI 검사를 하면 대부분 4, 5번 요추 디스크로 판명된다. 수술을 받아야 할지 고민하게 되고 상태에 따라 수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이 성공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고통받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를 '요추수술 실패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라고 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현대 의료장비의 발달은 우리 삶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하지만 요통에 관한 한, 뼈의 구조적 진단에 너무 집착해 허리통증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척추 주변 연부조직을 무시했다. 그 결과, 수술이 잘됐음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환자들은 CT나 MRI 즉 뼈의 구조와 관련이 없는 통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통증치료 혁명'의 저자인 미국의 존 사르노 박사는 저서에서 "CT나 MRI 검사에서 추간판 탈출증으로 확인된 환자의 경우에도 허리에는 아무런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추간판 탈출증에 의한 기계적인 압박이 요통 및 하지 방사통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뼈의 구조적 진단과 오진에 대해 환자와 의사 모두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스크, 즉 척추의 변형이 어느 정도 있더라도 주변 조직인 신경 근육들이 다시 튼튼해질 수만 있다면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것이 한방에서 말하는 경근(經筋)에 근거한 치료법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통증을 호소하다가도 낮에 활동을 하면 점차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병이 만성화되는 것이지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허리를 받칠 곳이 없는 곳에서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금물이다. 가급적 고정된 자세를 피하고 허리 자세를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잠을 잘 때도 바로 누워서 자는 것보다 모로 눕거나 자주 자세를 바꿔주면 편할 수 있다.

기존의 의학이론은 다리 통증을 허리디스크와 연관지어 설명하지만 경근병의 경우 허리를 그대로 두고도 다리 통증부터 먼저 풀어낼 수 있다. 즉 허리와 다리는 별도로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선조들이 디스크 진단법이나 수술법이 없었음에도 허리, 다리 통증을 낫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경근에 근거한 치료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화 진 한의원(수성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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