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일부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임의로 전기요금 산정방식을 변경, 주민들에게 비싼 전기요금을 물리고 있다.
대구 동구 율하동 H임대아파트 7단지(712가구) 관리사무소는 4년 전부터 전기요금 '단일계약제'를 채택했지만 주민들에게 설명도 없이 종합계약 방식인 비싼 '주택용 저압 단가'를 가구마다 적용해 전기요금을 받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단일계약은 개별가구와 엘리베이터 등 공용 모두 '주택용 고압단가'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종합계약은 개별가구는 상대적으로 비싼 '주택용 저압' , 공용은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용 고압단가'를 적용한다.
H관리사무소측은 단일계약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종합계약 방식인 비싼 주택용 저압단가로 바꿔 개별가구에 요금을 매기고, 이를 공용시설 전기요금으로 돌리고 있는 것.
7단지 주민 문모(34) 씨는 "전기요금이 이전에 살던 집보다 2만원에서 많게는 3만원이 더 나와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관리사무소가 비싼 전기요금 산정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가구별 전기요금을 비싸게 받는 대신 공용요금을 받지 않고 있으며, 고지서에 '공용요금은 잡수입으로 대체하고 있다' 는 것을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단일계약을 체결한 대부분의 아파트가 다소 비싼 저압으로 요금을 매겨 공용부문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H임대아파트 5단지(860가구)도 입주 때부터 한전과 '단일계약'을 맺었고, 현재 가구마다 비싼 주택용 저압 단가를 적용하고 있다.
이곳 주민 최모(53'여) 씨는"가족수가 변함이 없고 전기 사용량도 비슷한데 여기로 이사온 후 이전 주택에 살 때보다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온다"며 "전기요금이 비싸다면 반드시 주민동의를 받아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곳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전기요금 잉여금으로 수선유지비, 소독비, 승강기 전기료를 내고 있어 결과적으로 주민 전체에게 이득이 된다"면서 "전기요금을 많이 내는 가구가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면 가구별 절감효과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구 남산동의 한 임대아파트 2단지는 한전과의 단일계약제로 상대적으로 요금이 싼 주택용 고압 단가로 개별가구에 전기요금을 산정하고 있다.
단일계약을 맺은 일부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비싼 저압 단가를 가구에 적용해 전기요금을 매길 수 있는 것은 고지서 통지 방법이 종합계약과 다르기 때문이다. 종합계약은 한전이 직접 집집마다 전기요금을 매겨 관리사무소로 보내지만 단일계약은 관리사무소가 가구별 전기요금을 매겨 통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관리사무소는 가구별 전기요금 단가를 싼 고압에서 비싼 저압으로 바꾸고 있는 것.
하지만 주택법시행령에 따르면 관리사무소는 납부대행 업무만 할 수 있지 전기료를 산정해 부과할 권한은 없다.
아파트사랑시민연대 신기락 사무처장은 "납부대행만 할수 있는 관리사무소가 '부과징수' 업무까지 맡아 전기요금을 마음대로 매기는 것은 월권이다"고 주장했다.
임대아파트 관리'감독권을 가진 LH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관리사무소장이 주민에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저압으로 요금을 매길 수 있다. 이는 아파트관리운영 방법 중의 하나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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