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에는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 낮이면 더위에 지쳐서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밤에는 더위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냉방시설이 잘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실내외 기온의 급격한 변동으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여름철의 질병에 대한 예방책과 함께 건강한 여름나기 방법을 알아보자.
◆여름철 만성피로도 다 무더위 때문에
여름철이면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피로감, 짜증, 무기력, 집중력장애, 식욕부진 등의 여러 증상이 나타나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이런 증상은 만성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경우 가장 흔한 원인은 과로와 더위로 인한 신체리듬의 부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휴식, 특히 수면은 기온과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일수록 잠을 이루지 못한다. 기온이 오를수록 수면 중 심박수가 증가하고 움직임이 잦아지며 잠의 깊이가 얕아진다. 따라서 많이 자고도 잔 것 같지 않고 원기 회복이 안 되는 상태가 계속된다.
고온에서 장시간 힘든 일을 하거나 심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열 피로'가 흔히 나타난다. 대개 어지럽고, 기운이 없고,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이 쉽게 느껴진다. 땀으로 나간 수분과 염분이 제때 보충이 안 돼서 생긴 현상.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자주 물을 마시는 것이 좋고, 급할 때엔 이온음료가 좋다.
◆밖은 덥고, 안은 춥기 때문에 냉방병 찾아온다
더운 여름철에는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에어컨을 지나치게 많이 쐰 사람이나 밀폐된 빌딩 내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 중에는 이른바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냉방 자체가 원인이 되지는 않지만 비슷한 환경, 즉 밀폐된 사무실 빌딩 같은 곳에서 실내공기의 오염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빌딩증후군'이라는 병에 속할 수도 있다.
실내외 기온 차이가 많은 환경에 노출되면 이런 병에 잘 걸린다. 바깥 무더운 곳에서 갑자기 차고 건조한 실내로 너무 자주 왔다갔다 하거나, 장시간 실내의 지나친 냉방환경에 노출되는 경우다.
증상도 아주 다양하다. 한 가지 증상만 호소하기도 하고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몸이 으슬으슬 춥고 쑤시는 근육통, 앞머리가 무겁고 띵한 두통, 어지럼증, 피로감, 짜증이 잦고 일에 집중이 안 되는 증상 등이 있다.
낮에 사무실에 근무할 때는 코가 맹맹하고 막히거나, 재채기와 콧물 같은 감기증상이 나타나고, 아랫배가 차고 묵직하고 살살 아플 수도 있고, 묽은 변을 보거나 소화불량 증세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실내 환기 필요해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온도와 바깥 기온 차이를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실내온도는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로 들어왔을 때 소름이 끼치거나 땀이 마르면서 재채기를 할 정도라면 온도 변화가 급격한 것이다.
빌딩 공조시스템을 쓰는 건물의 경우, 실내온도 조절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가까이서 직접 몸에 쐬지 않도록 하고 얇은 겉옷을 하나 준비해서 몸이 안 좋을 때 입도록 한다. 여름철 짧은 치마를 즐겨 입는 여성들은 체온조절이 어려워 냉방병에 더 취약해진다.
더위에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린 사람은 차고 건조한 공기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증발 열로 몸이 차가워지므로 땀에 젖은 옷은 즉시 갈아입도록 한다. 실내습도의 저하로 냉방병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물을 마셔야 한다.
실내공기 오염도 냉방병의 원인이다.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실내를 환기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것 역시 빌딩에선 쉽지 않다. 결국 한 차례씩 바람을 쐬는 것이 방법. 에어컨을 켠 자동차를 오래 타는 사람인 경우, 내기순환에서 외기유입으로 스위치를 돌리거나 가끔 창문을 내려 환기시킨다. 실내 금연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장마철에는 여러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기 쉬워
장마철의 고온다습한 환경은 여러 건강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대표적으로 식중독과 수인성 전염병이 있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서 미생물의 증식이 매우 활발해지기 때문. 식중독의 경우, 사람 피부에 존재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만들어진 장독소가 음식에 묻어서 위장관으로 들어가면 수시간 내에 복통, 발열, 설사, 구역질,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포도상구균 장독소의 경우에는 끓이거나 충분히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오염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전염병 발생도 이때 폭증한다.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비브리오패혈증에 많이 걸리고 일부에선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 감염도 극성이다.
장마철엔 우울한 감정이 많아질 수 있다. 장마철 우울증은 가을, 겨울에 햇빛이 줄어들어 계절성 우울증이 쉽게 생기는 것과 유사한 과정으로 생긴다. 햇빛이 줄어들게 되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서 신체리듬이 깨어져 우울증을 일으킨다. 적당한 운동, 긍정적 마음, 규칙적 식사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면역력 떨어져 감염성 질병 위험
곰팡이가 활발해져서 무좀도 많아지게 된다. 초기에 작은 물집이 생기거나 가려운 증상으로 치료에 잘 듣지만 손'발톱 무좀의 경우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병의원을 방문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
농가진은 아이들에게 잘 생기며 벌레에 물리거나 상처 난 피부를 긁어서 생긴 2차 감염이다. 전염성이 있어서 감염된 손으로 다른 부위를 긁는 경우 퍼질 수 있고, 일부는 세균성심내막염, 폐렴, 골수염, 패혈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만약 벌레에 물리거나 상처가 난 경우에는 더러운 손으로 긁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천식,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도 위험하다.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번식이 활발해져서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냉방도 중요하지만 습도를 관리하기 위해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성희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 이두룡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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