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의 초등학생 살해 용의자가 같은 동네 성폭력 전과자로 확인되면서 '이웃도 다시 한 번 보자'는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웃에 성범죄자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를 확인하며, 자녀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성범죄 고위험군에 대해 특별관리를 하기로 했으며 여성가족부는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를 스마트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상공개 성범죄자 대구경북엔 193명=23일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는 이용자들이 평소보다 25배 정도 늘었다. 이용객이 폭주하면서 검색 화면을 한 페이지 넘기는데 3~5분 걸리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친 뒤 이름과 학교 주변, 주소지 조건을 입력하거나 지도를 통해 검색이 가능하다. 공개되는 성범죄자는 '아동'청소년 또는 성인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유죄 판결을 받은 자 중 법원이 공개명령을 선고한 자'로 선고된 형량에 따라 공개 기간이 달라진다.
신상정보가 공개된 성범죄자는 대구 67명, 경북 126명 등 전국에 2천54명이 있다. 조건별'지도별 검색 화면에서 나타난 성범죄자를 클릭하면 사진과 이름'나이'주소'키'몸무게 등 신상정보와 함께 과거에 저지른 성범죄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사이트의 허점도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범죄자는 공개명령을 받은 자 가운데 일부로 제한되기 때문. 아동'청소년 상대 성범죄자는 2010년 1월 이후에 범죄자만 해당되고 성인 대상 성범죄자의 경우 지난해 4월 16일 이후 유죄가 선고된 범죄자만 공개 대상이 된다.
사이트에서 통영 사건의 피의자인 김모(44) 씨를 검색할 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공개기간이 정해져 있고, 2010년 이전 발생한 성범죄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통해 열람할 수 없어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공개 인원 35% 불과, '전자발찌'는 찾기 어려워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자와 성인 성범죄자 5천900여 명 가운데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공개된 인원은 전체의 35%에 불과하다.
성민정(42'여'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강호순, 김길태 사건이 불거지면서 매년 동네 성범죄자를 검색했지만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성범죄의 위협을 느끼지만 모든 범죄자를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위치추적 전자감독 제도'도 있지만 관할 지역의 보호관찰기관 이외의 일반인은 전자장치를 부착한 성범죄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법무부에 따르면 23일 현재 대구와 경북에 각각 40명, 109명 등 전국에 980명의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있지만 일반인은 이들이 누군인지 알 수 없다.
임애숙(48'여'달성군 가창면) 씨는 "딸의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 걱정이 돼 30분 간격으로 전화를 한다"면서 "택시를 타거나 밤길을 걷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8월 말까지 전국 성폭력 우범자 2만 명에 대한 일제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최근 10년 이내 3년 이상 실형을 받은 자와 5년 이내 3회 이상 입건된 자 등 기준을 마련해 재범 고위험군을 관리하고 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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