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이 도래했다. 바캉스 시즌을 맞아 저마다 나름의 몸매 만들기에 한창이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살을 빼려고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한다. 해수욕장이나 수영장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데에서 기왕이면 남보다 나은 몸매를 뽐내고 싶어서일 터이다. 그래서 주먹 만한 땀방울을 흘려가며 산책을 하고 헬스장을 찾는다. 그리고 한술이라도 덜 먹으려고 무척 애를 쓴다. 머지 않아 날씬한 몸매가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갖고 말이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말처럼 그리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우선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작정을 하면 기다렸단 듯이 악마 같은 식욕이 먼저 솟구친다. 다이어트의 최대 적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많이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음식 앞에서 약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 순간 다이어트의 의지는 바람 앞에 등불이 되어버린다.
살집이 많은 사람일수록 식욕이 강하다. 일단 고개를 쳐든 식욕은 의지만으로 억누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억지로 억누른다고 순순히 가라앉지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욕부터 잘 다스려야 한다. 다이어트는 식욕과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고른 영양가를 의식한 식단, 조금씩 나누어 하는 소식(小食), 늦은 밤엔 절대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등 자신에게 적당한 식사 공식부터 깨쳐야 한다.
다이어트는 엄청난 절제와 인내가 필요하다. 한데 놀라운 사실은 이처럼 어렵게 다이어트를 하는 게 모두 전적으로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외모 지상주의적 사고가 팽배해 있고, 외모가 그 사람의 가치화(?)가 되어 있는 세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인간의 육신을 상품화한 사고에 다름 아니다.
물론 인간의 외모를 완전히 무시할 순 없다. 그렇더라도 내면의 아름다움이 등한시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는 지성미는 결코 외적인 미(美)가 아니다. 내적 아름다움은 외모처럼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느껴지고 풍기는 아름다움이다. 그래서 더 값지고 고귀한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졌고, 가치관이 달라졌어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신체를 한낱 남의 눈요깃거리로 제공하기 위해 그토록 목숨을 걸 필요가 있을까. 진정한 다이어트는 첫째도 둘째도 자신의 건강을 위한 애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심 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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