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는 런던] 냉온탕 날씨, 또 하나의 도전

런던의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7, 8월 평균기온이 20℃ 안팎에 머무는 런던이지만, 올림픽 개막을 앞둔 최근 며칠간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몰아치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많은 비를 뿌리며 기온을 10도까지 떨어뜨렸던 하늘이 이번에는 무더위를 몰고 와 런던은 일주일 사이 20도의 기온차를 경험하고 있다. 런던 시민들은 "올림픽 성화가 진짜 여름을 몰고 왔다"며 '반짝 폭염' 즐기기에 나서고 있다.

올림픽 개회식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런던의 기온은 29도. 에어컨이 가동하지 않는 한낮의 런던 지하철은 '한증막'으로 변했고, 긴 팔 셔츠를 입은 시민들은 소매를 걷어붙였다. 공원을 찾아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도 눈에 띈다. 런던 시민 에트리나 존스(36'여) 씨는 "우리는 지난 3주 동안 비만 구경했다. 조금 무덥지만 모처럼 맑은 날씨가 반갑다"고 했다.

런던은 6월 한 달 동안 관측사상 가장 많은 145㎜의 비가 내렸고 이달 중순까지도 비가 그치지 않았다. 영국 언론은 "올림픽 성화가 꺼지겠다"며 비가 그쳐주기를 바라는 사설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폭염이 이어지자 이번에는 이례적인 더위가 결전을 앞둔 선수들의 기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걱정을 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선수단의 고민은 더욱 깊다. 현지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다소 일찍 런던에 입성한 선수들은 "추위에 떨다 이제는 더위에 지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20일 런던에 입성한 한국선수단은 다행히 추위는 경험하지 않았다. 수영대표팀 안종택 감독은 "런던에 오기 전 춥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수들에게 두꺼운 점퍼 등을 준비하라고 일렀는데, 막상 런던에 오니 덥기까지 했다. 괜히 짐만 늘었다는 선수들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날씨가 다시 올림픽 개회를 기점으로 또다시 바뀐다는 점이다. 런던기상청은 개회식이 열리는 27일(현지시간)에는 한때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고, 이후 다시 기온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위를 이겨내고, 무더위와 싸우며 컨디션 조절을 했던 선수들이 정작 시합 때는 또 다른 런던 날씨를 경험해야 하는 상황이다.

옷을 수시로 갈아입게 하는 런던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각국의 메달전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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