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동희의 동양고전 이야기] 논어와 공자 (1)…보편적인 잠언, 읽을수록 묘미

논어는 공자의 언행, 또는 제자들과의 문답과 가르침을 적어놓은 책이다(전 20편). 그 중에서도 개인 수양에 관한 내용, 사회 윤리(당시 세상 비평)에 관한 것이 태반이다. 다른 종교의 바이블처럼 신의 계시나 공자의 신비한 체험이나 행적을 다룬 것은 없다. 공자의 일상적이고 현세적인 평범한 생활 속에서 나온 가르침과 윤리적 규범에 대한 내용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인간과 인간의 길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당시의 인물이나 시대상황이 조금 낯설긴 하지만, 보편적인 잠언을 추리면 읽을수록 묘미가 나는 가르침이 많다.

논어와 같은 고전은 다른 종교 경전도 유사하지만, 어떤 지식을 주려는 것이 아니므로 읽는 나이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다만 윤리적 규범인 예(禮)의 경우는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지금 반드시 준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인격 수양에는 도움이 된다. 재미 있는 것은 공자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록도 있다는 것이다.

공자는 그 인물됨이 고난을 극복하고 자기의 포부를 성취한 사람이다. 탄생부터 어린시절의 성장이 원만하지 못했으면서도 자기 운명을 개척해 나갔다. 당시 시대상황은 제후들이 정복 전쟁에 광분하던 때였고, 노(魯) 나라 역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었지만, 그는 고대 주(周) 나라의 찬란한 문화를 회복하고자 노력했다. 말하자면 당시로서는 세계문명 비평가요 정치가였다. 자신이 직접 노 나라 정치에 참여하기도 하고,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뜻 맞는 제후를 찾기도 했다. 제자들과 천하주유를 하면서 몇 년간 고생한 적도 있지만, 다른 종교의 기적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가 학단을 열고 제자를 가르친 것도 제자들을 통하여 그의 정치적 포부를 실현하고자 한 뜻이다. 노 나라는 중앙정부(天子) 주 왕조의 문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나라였기 때문에 공자의 노 나라에 대한 자부심은 남달랐다. 노 나라의 이러한 문화 수준과 공자의 위대함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또한 유교가 국가종교적 성격, 현세주의, 현실참여의 성격을 가지게 된 것도 그 원류가 여기에 있다. 논어를 읽어 보면 그는 한 훌륭한 스승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는 유교문화권에서 교조 이상의 존경을 받고 있다. 한 나라 때 유가사상이 국가 공인 학문(통치이념'국가종교)이 됨으로써 그의 지위가 높아졌다. 그리하여 그는 사후에 문묘(대성전'공자의 사당)라는 사당에 그의 제자들과 모셔져 제사를 받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 그의 공식 칭호(위패)는 '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聖文宣王)이다. 왕조의 이러한 존숭에 의하지 않더라도 실제 그의 생애나 그가 남긴 가르침은 훌륭하다. 세상을 걱정하며 다방면에 호기심을 갖고 발분망식한 공자의 언행은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감명과 지혜를 줄 수 있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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