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터 프로젝트/토머스 트웨이츠 지음/황성원 옮김/뜨인돌 펴냄
넘쳐나는 전자제품 중에서 소비자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있을까. 여기 맨손으로 전자제품 만들기에 나선 사람이 있다. 대상은 토스터다.
'토스터 프로젝트'는 직접 손으로 원료를 채취해 가공하고, 토스터를 조립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토스터 만들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저자가 모델로 삼은 3.94파운드(약 7천원)짜리 토스터 안에는 404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최소한의 재료는 강철, 운모, 플라스틱, 구리, 니켈 등 5가지. 관광지가 된 폐광에서 철광석 40㎏을 얻어 장식용 굴뚝으로 용광로를 만들고 전자레인지를 동원한 끝에 8㎏의 철을 얻는다. 구리를 구하기 위해 폐광산을 찾아가 구리가 녹은 물을 퍼오고, 스코틀랜드의 고원 지대를 헤맨 끝에 운모를 구한다. 원유를 정제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일은 아예 불가능해 쓰다 버린 욕조를 녹여 토스터의 몸체를 만든다. 완성된 토스터는 버터가 녹아내린 듯한 몸체에 시커먼 손잡이, 찌릿거리는 구리 전선으로 이뤄진 괴기스러운 모양새다. 제작기간 9개월, 제작 원가만 1천187.54파운드(약 212만원)나 되는 비효율의 극치다. 이 비싼 토스터는 빵을 굽는 대신 전기 과열로 제 몸을 태울 정도로 성능도 형편없다.
저자에게 토스터는 현대 소비사회의 상징이다. 토스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고장 나거나 더러워지면 쉽게 내버리는 물건의 대표다. 사람들은 가격표나 성능만 볼 뿐, 그 제품이 어떤 공정을 거쳐 진열대에 올랐으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처리비용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모든 상품에 사용 설명서와 함께 분해 설명서를 넣어 재활용을 돕거나 생산자가 재활용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8쪽. 1만3천원.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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