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는 런던] 축제 막 오르자 확 달아오르는 런던

내내 잠잠하던 올림픽 열기가 개회 당일에서야 폭발했다. 그동안 런던 시민들은 올림픽보다는 휴가철을 맞아 휴가계획 세우기에 더 관심을 뒀고, 일부는 편도 2차로 중 1개 차로를 올림픽 관련 수송차로로 내주면서 겪게 된 교통체증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냉랭함도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27일(현지시간)만큼은 지구촌 축제에 동참하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런던시민들은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북동부 리 밸리 올림픽 공원을 찾아 사상 세 번째 올림픽을 여는 도시가 된 런던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만끽했다.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스트라트포드역은 이날 역이 생긴 이후 가장 많은 시민을 맞았고, 인근 웨스트필드 상가 광장에서는 각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응원전이 신나게 펼쳐졌다.

닐 얼리어스트(38) 씨는 "휴일을 앞둔 런던시민들이 비로소 올림픽에 동참하게 됐다"며 "그동안 런던이 얼마나 공을 들여 올림픽을 준비했는지 전 세계인이 오늘 밤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가에 올림픽 엠블럼깃발만 나부끼던 도시는 순식간에 지구촌 축제의 열기로 데워졌다.

오륜기를 내건 런던 타워브리지 인근 템스강변에는 런던 시민에 때마침 런던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까지 합류해, 또 하나의 작은 지구촌 축제를 만들어냈다.

외눈박이 마스코트 웬록을 안고, 또 타워브리지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열중한 시민들은 즉흥적인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인류 최대의 축제에 합류했다.

상점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러셀 스퀘어 주변의 한 음식점 주인은 "오후부터 갑자기 늘어난 손님들 때문에 올림픽 개회를 실감한다"며 "인류의 화합과 함께 심각한 경제난에서 오는 시름도 함께 날려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열기는 티켓 구하기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교민 허성욱(57) 씨는 "입장료가 비싸 올림픽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막상 성화에 불이 밝혀지고 나니, 한 경기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인기종목은 이미 동이 났고, 웃돈을 얹어줘도 구하지 못하는 형편이다"고 했다.

뒤늦게 피어오른 올림픽 열기가 런던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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