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구 당권파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안 부결 이후 극심한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당 지도부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이어 탈당과 분당(分黨)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강기갑 당 대표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단 없는 혁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야권연대로 정권교체를 실현하자는 국민과 당원의 뜻이 꺾였다"며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심상정 원내대표도 "당원의 뜻과 국민의 바람을 거스르는 결정이 이뤄져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집단 탈당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유시민 전 대표가 이끌었던 구 국민참여당 출신인 강동원 의원은 분당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탈당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일반 당원들 역시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28일 오전에만 수백 건의 제명안 부결 관련 글이 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등 벌써 1천500명 이상의 당원이 탈당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명안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김제남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김 의원을 제명하면 화합이 불가능해진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당내 비판이 잇따랐다. 박원석 의원은 "구 당권파와 함께하는 데 회의적"이라며 "당원의 바람을 부정하고, 야권연대의 파국을 바라는 보수세력에 선물을 안겨주는 정치적 범죄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통합진보당은 앞으로 현안을 놓고 거친 당내 파열음을 낼 공산이 크다. 정상적으로 당이 운영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강 대표가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권을 내준다는 것은 '백기 투항'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5월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의 폭력사태 현장에서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당긴 혐의를 받고 있는 일명 '머리끄덩이녀' 박모(24) 씨는 도피생활 끝에 27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조 전 대표에게 전치 6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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